환율 반락에 내수주 '담고' 수출주 '덜고'

2017-02-14 14:53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이익이 늘 것으로 기대되는 내수주가 주목받는 반면, 수출주는 소외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환율 효과로 매력이 커진 내수주 비중을 확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1207.7원에서 1152.0원으로 4.61%(55.70원)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상황이 달랐다.

미국 대선을 치른 지난해 11월 8일부터 연말까지 1135.0원에서 1207.7원으로 무려 6.41%(72.70원) 상승했다. 그만큼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다만 올해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입단가가 낮아지면서 내수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결국 코스피가 박스권에 갖힌 상황에서도, 내수주 이익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최근 한 달 간(1월13일~2월10일) 코스피200 구성 종목의 수익률을 보면 롯데제과(26.0%), SPC삼립(17.8%), 오뚜기(13.4%), GS홈쇼핑(23.8%), 롯데쇼핑(13.2%), BGF리테일(11.9%)을 비롯한 주요 내수주 주가가 두 자릿수로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SK하이닉스(-0.6%), LG디스플레이(-8.8%), 현대차(-5.4%) 등 주요 수출주는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박소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주보다 내수주가 낫다는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도 바뀌었다. 통신, 유통 등 내수주를 사들이고 있는 반면 수출주를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동안 통신 업종과 유통 업종 주식을 각각 674억원, 37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에 비해 전기전자(-4401억원), 운수장비(-1100억원) 업종 관련 주식은 팔아치웠다. 다만 내수주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 추세에 접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단기 환율 효과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정보·기술(IT)업종이 올해 코스피의 이익 개선을 주도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IT업종에 대한 매력은 여전하다"며 "IT업종이 올해 코스피 이익개선의 65.7%를 차지하고 있고 IT의 이익 모멘텀도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