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2번의 심정지 상태 겪은 3세 소아 '저체온요법'으로 살려

2017-02-13 13:08

왼쪽부터 이경연 소아청소년과 교수, A군, 최욱진 응급의학과 교수. [사진=울산대병원]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산대학교병원이 심정지 상태로 들어온 3세 소아환자를 저체온 요법을 써서 일주일 만에 정상적으로 살려내며 다시 한 번 목표체온유지치료(저체온요법)가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A(3세)군은 가정에서 어묵을 먹는 도중 어묵 조각이 기도를 막아 심정지 상태가 됐다. 보호자가 택시를 타고 흉부압박을 하며 울산대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로 급히 내원했다. 도착 후 A군에게 소아전문응급센터 의료진이 전문소아소생술, 기관내삽관 등을 신속히 시행 해 가까스로 심장박동이 회복됐다.

A군을 치료한 이경연(소아청소년과), 최욱진(응급의학과), 홍정석(응급의학과) 교수진은 심정지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및 후유증을 예방하고자 A군에게 목표체온유지요법을 적용했다.

목표체온유지요법은 심정지 상태에서 자발순환이 회복되었지만 혼수상태인 환자를 저체온(32~34도)상태로 일정시간 유지함으로써 심정지로 손상당한 뇌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최근 방영된 의학드라마에서 심정지 소생환자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치료 중 하나로 자세히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심정지 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치료사례는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으나, 소아에겐 보편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욱진 교수는 "A군이 3세 소아인 만큼 저체온 유지정도 및 기간을 성인과 다르게 체온을 조금 높은 34.0도로 낮춰 72시간 동안 치료했다"고 말했다.

치료 도중 한차례 긴급한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중환자실에 입원 한 후 저체온 요법이 마무리 된 후 하루 뒤 급작스런 심정지상태가 일어나 다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폐소생술을 2번이나 겪으며 A군의 상태가 어떻게 될지는 쉽사리 예측이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목표체온치료를 추가적으로 시행 후 이틀 간 뇌와 신체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며 치료를 마치고 2월 3일 일반병동으로 옮겨져 현재는 일반적인 식사가 가능해질 정도로 건강을 회복해 지난 9일 후유증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최 교수는 "A군처럼 소아환자에게 저체온요법을 시행하는 경우는 성인에 비해 드물고 특히 긴 심정지 기간 후 이렇게 건강을 회복한 경우도 거의 없다"며 "일주일 사이 심정지를 2번 겪는 등 예측하기 어려웠으나,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을 정말 성심성의껏 치료해주신 교수님들과 울산대병원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