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불황에도 성장' 한토신·한자신에 증권가 주목

2017-02-12 08:00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주택 공급량 축소로 올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전망이지만, 증권가는 증시에 상장한 부동산 신탁사들에 주목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탁사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신탁사들의 전체 수주액은 1조98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7% 증가했다. 수주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토지신탁의 지난해 신규수주액은 1762억원으로, 이중 차입형 토지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95%(1669억원)에 달했다. 한국자산신탁 역시 신규수주 2270억원 중 1792억원이 차입형 신탁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규 수주액 규모면에서 1위를 기록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토지주를 대신해 개발계획수립, 자금조달, 공사발주, 관리 운영 등 시행업무를 맡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일반 신탁보수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다.

다만 정부가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주택시장 침체로 부동산 신탁사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신탁사들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을 비롯한 도시정비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뉴스테이 같은 새 사업 모델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지난해 3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을 고쳐 신탁사도 도시정비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재건축 초과이익에 대한 환수가 연말까지 유예되면서 재개발과 도시환경정비 사업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 신규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신탁사의 신규 수주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전체 주택시장에서 신탁사가 차지한 비중이 커지고 있고, 재건축시장에서도 수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재정비 특례법’이 신설되면서 도시재생사업에서 신탁사의 영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대형 사업지 중심의 도시정비를 1인 가구 시대에 맞춰 소형 사업지 중심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제도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토지신탁을 비롯한 신탁업은 장래 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