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문제의식 공감" 유승민, 좌우 아우르며 '중도층' 공략 눈길
2017-02-08 17: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권의 대권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8일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하며 중도 보수층을 공략한 본격 통합행보에 나섰다.
이날 오전 캠프 참모진들과 봉하마을을 찾은 유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약 30분 동안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유 의원 본인은 봉하마을 방문이 처음이다.
묘역에 헌화한 후 유 의원은 방명록에 '용감한 개혁으로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들겠습니다 '라고 썼다. 전날 그는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바 있다.
권 여사와는 안부 인사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 등에 대해 대화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께서 양극화라는 말을 시대의 화두로 꺼내신 게 11년 전"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의도로 꺼낸 것 아닌지 의구심도 들었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진작 해법을 내서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의 문제의식에 긍정적으로 공감한다"고도 덧붙였다.
유 의원의 이번 봉하마을 방문은 여권의 대선주자로서 중도를 넘어 진보진영까지 두루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개혁적 보수'를 지향하며 중도 보수층까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로 창당한 바른정당의 대선주자로서 영향력을 넓혀 답보상태인 지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보수 진영의 대선 주자가 봉하마을을 찾은 사례는 지난 2012년 한나라당의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근 불출마를 택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당시 '보여주기식 정치쇼'라는 비판과 함께 친노(친노무현)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았었다. 반 전 총장도 지난달 방문 당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등의 거센 항의에 시달렸었다. 반면 이날 유 의원은 별다른 잡음없이 조용히 참배 일정을 소화했고 시위대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유 의원은 권 여사 예방 후 거제도로 이동해 고현시장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각각 방문해 민심 탐방에도 나섰다. 그간 여권의 아성이었지만,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최순실 게이트'로 민심이 흔들리는 부산·경남(PK) 지역에서 보수진영 후보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