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 사부작 눈길 걸으며 시름 덜어낼까?
2017-02-13 00:00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입춘이 지나면서 지나치게 움츠러드는 한겨울은 저만치 비켜갔다고는 하나, 따스한 바람과 싱그러운 햇살이 온 세상을 감싸는 봄은 아직 오지 않은 듯하다.
날은 여전히 싸늘하고 우리내 삶은 여전히 고달프다. 이럴때의 여행은 삶의 고단함을 이겨낼 힘이 된다.
그저 천천히 걸으며 그간 못보던 세상에 눈을 뜨고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앉아 그간의 시름을 덜어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겨울의 끝자락에 떠나는 걷기 여행은 일주일을, 한 달을, 그리고 1년을 살아내는 원동력이 된다.
◆이국적 느낌의 완만한 걷기 코스…바우길 1코스 선자령길
선자령 정상은 해발 1157m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출발점인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50m로 경사가 완만한 걷기코스인 덕이다.
풍해조림지를 시작으로 초원을 보며 따라걷는 목장길을 지나 숲길을 따라 걷게 된다. 선자령에 다다라 끝없이 펼쳐진 초원의 산능선에 설치된 풍차 사이로 걷는 길은 상당히 이국적이다.
◆한탄강 절경을 한눈에…한여울길 1코스
철원 한여울길 1코스 주상절리길은 한탄강의 자연경관을 마주할 수 있는 길이다.
근대문화유적지인 승일교를 지나 철원군의 대표 관광지인 고석정 관광지를 지나는 이 길의 곳곳에서 한탄강의 멋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송대소 부근의 전망대에선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한여울길 1코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폭포인 직탕폭포의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한탄강 얼음이 가장 두껍게 어는 계절, 겨울에는 계곡 따라 한탄강현무암협곡을 거닐며 협곡의 아름다운 주상절리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문화가 살아 숨 쉬다…문모악산마실길 김제구간 2코스
금산사는 71개 말사를 통괄하는 조계종 제 17교부 본사로,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금산사주차장 버스정류장에서 계단을 따라 오르면 솔향이 가득한 숲길이 이어진다.
모악산 정상과 백운동마을로 가는 길목에서 백운동마을로 접어들면 금산사의 말사 귀신사를 만나게 되고 귀신사에서 싸리재를 거쳐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일명 오리알 터로도 불리는 금평저수지가 등장한다.
이곳은 풍수지리에 밝았던 도선이 장차 오리가 알을 낳는 곳이 될 것이라는 예언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금산교회를 거쳐 다시 금산사주차장으로 복귀하면 여행은 끝이 난다.
모악산은 1월말부터 2월까지는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인 만큼 사부작 사부작 천천히 눈길을 걸으며 명상을 즐길 수 있다. 단 눈길 안전장비는 필수다.
◆문화생태탐방로…소백산 자락길 1자락
겨울이면 심설 등반객들로 붐비는 산, 소백산의 소백산자락길 1자락은 ‘문화생태탐방로’로 가족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길이다.
소백산자락길 1구간은 소수서원 소나무숲길에서 시작된다. 이곳의 소나무는 100살은 족히 넘어 보이지만 선비의 곧은 마음 만큼 높게 뻗었다.
조선500년을 관통하는 유학이념이 곳곳에 위치한 문화유산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산수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예로부터 신성시 되고 명당으로 여겨져 수많은 명현을 배출한 이곳에서 옛 선비가 된 듯 '선비걸음'으로 천천히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며 생생한 역사를 경험하자.
◆전국 6대 온천이 자리한 그곳…갈맷길
백양산 갈림길에서 한국산개구리 보호지역인 쇠미산 습지를 지나 송전탑이 있는 능선을 따라 만덕고개로 향한다.
금강공원으로 오르는 길에서 잠시 뒤돌아보면 사행하면서 흐르는 온천천과 동래구 일원의 도시경관을 볼 수 있다.
금정산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산성으로 문루 4개소, 망루 4개소가 소재해 있다.
산성 내 산성마을에서 생산되는 막걸리와 염소고기는 그 맛이 뛰어나 등산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길 인근에는 1500년 전부터 솟기 시작했다는 동래온천이 있다. 걷기를 끝낸 후 전국 6대 온천으로 꼽히는 이곳에서 묵은 피로감을 싹 씻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민 관광지 산정호수의 절경을 담다…산정호수 둘레길
산정호수는 포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국민관광지'다.
아름다운 산정호수뿐 아니라 명성산과 망봉산, 망무봉 등 주변의 작은 산봉우리들이 호수와 어울려 절경을 이루는 덕이다.
호수를 한 바퀴 감싸고 있는 산정호수 둘레길은 걷는 내내 호수가 시선에서 사라지지 않아 산정호수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길을 걷고 나면 산정호수 온천단지에 앉아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피로는 어느새 스르르 녹아 없어진다.
◆걷고 싶은 녹색길 TOP 10…비내길 1코스
앙성온천광장에서 시작해 아름다운 단풍터널, 논과 밭, 과수원 등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아름다운 자연 뿐 아니라 푸근한 인심의 마을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다.
남한강변 오솔길을 지나 청량한 공기를 벗 삼아 길을 거닐고 길에서 쌓인 피로는 국내 최대 탄산온천인 농암온천에서 해소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가야구곡의 유래 알고 걸어요…가야구곡녹색길
가야구곡은 조선 영조 때 병조판서를 지낸 병계 윤봉구(尹鳳九, 1681~1767)선생이 가야계곡의 아름다운 비경인 아홉 곳(관어대, 옥병계, 습운천, 석문담, 영화담, 탁석천, 와룡담, 고운벽, 옥량폭)을 ‘가야구곡’이라 칭하고 문집에 기록해 놓은 데서 유래됐다.
이 가야구곡을 따라 산재해 있는 관광자원인 덕산온천, 남연군묘, 덕산향교, 헌종태실, 광덕사, 보덕사, 옥계저수지, 상가저수지, 가야산등 덕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탐방할 수 있으니 역사문화 탐방지로도 손색이 없다.
◆낙동강을 발 아래 두고 걷다…남지 개비리길
‘개’는 강가, ‘비리’는 벼랑으로, 말 그대로 ‘개비리’는 강가의 벼랑길이라는 뜻이다.
이름 답게 개비리길으 벼랑 따라 낙동강을 발아래 두고 걷는 아찔함과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매력 만점의 길이다.
강변길, 대숲길, 숲길 따라 걸었다면 한때 대한민국 온천관광의 대명사였던 부곡하와이로 찾아가 온천욕을 즐기는 것도 좋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브랜드 활용 탁월…제주지오트레일 산방산·용머리트레일 A코스
산방산 · 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코스는 80만년 이라는 지구의 시간을 품은 용머리해안과 산방산을 중심으로 주변 마을(사계리·화순리·덕수리)의 명소와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뽑혔을 만큼 놀라운 경치를 뽐내는 형제 해안로를 걸으며 제주 절경을 눈에 담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