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우건설 CFO 등 교체…"매각 진용 재구축"

2017-01-31 19:58
CFO, PE실장 등 산은 출신 새롭게 선임
감사보고서 리스크, 펀드 만기 등 변수 많아…주가 부양이 핵심

송문선 산업은행 전 부행장.


아주경제 김충범·노경조 기자 =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 PE실 인사를 새롭게 선임하는 등 다시금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진용 구축에 나선다.

3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24일 대우건설 CFO 자리에 산은 출신인 송문선 전 부행장이 새롭게 부임했다. 송문선 전 부행장은 1987년 산업은행 입행 이후 오로지 산은에서만 투자금융부장, 부행장 등을 역임한 '산은맨'이다.

과거에도 산업은행은 자사 부행장 출신을 대우건설 CFO로 보내 대우의 재무, 인사 및 리스크 관리 등 사실상 경영 전반을 컨트롤 해왔다. 오는 3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임경택 CFO(부사장)도 산은 부행장 출신이다. 임 부사장은 이미 이달 안에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우건설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의 경우 산은 출신인 이종철 PE실장이 차지하게 됐다. 이 실장은 이미 산은 펀드 투자사들을 관리하면서, 구조조정도 단행했던 바 있는 인물이다.

아울러 대우건설의 경영 리스크를 관리하는 경영관리단 역시 산은 출신인 윤부혁 단장이 새롭게 임명됐다.

이처럼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요직 선임에 내부 인사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업계는 최대주주이자 산은 PEF인 KDB밸류제6호가 대우건설의 지분 50.75% 전량을 조기 매각해야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산은은 지난해 10월 말 올 상반기를 목표로 장부가와 관계없이 시장가에 맞춰 조속히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한차례 연장한 PEF 만기가 올 10월에 돌아오는 점도 매각을 서두르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후 산은은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는커녕, 분기보고서 의견거절 판정, 공매도 급증 의혹 등의 악재를 겪으며 연말에 큰 홍역을 치러야만했다. 이 과정에서 매각 공시 당시 주당 6320원이었던 주가는 이후 1개월 내 빠르게 곤두박질 쳤고, 현재까지 좀처럼 액면가(5000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은행은 송문선 CFO를 필두로 새롭게 교체된 인력 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매각작업이 원활히 진행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단기간 내 주가 부양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들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M&A 전문가는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비전을 공유할 수 있고, 대우 문화에 익숙한 대우 출신 CFO가 선임되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라며 "산업은행 입장에서 대우건설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빨리 매각해야 하는 회사다. 펀드 만기까지 9개월가량밖에 남지 않은데다 오는 3월경 감사보고서 제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은이 최대주주의 입장에서 대우건설을 보다 면밀하게 관리하기 위해 정기적인 차원에서의 파견 인력을 교체했다"며 "작년 말 이후 어수선해진 대우건설 분위기를 수습하고,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차원의 움직임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