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아이 "미국 민주당 해킹은 시작…정보전 성향 더 증가할 듯"
2017-01-31 16:23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파이어아이는 지난해 미국 민주당 해킹 사건의 주범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앞으로 각국을 대상으로 이 같은 공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파이어아이는 31일 미국 민주당 해킹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러시아 기반 사이버 위협 그룹 'APT28'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된 해당 보고서에서 파이어아이는 APT28의 사이버 위협 행위가 러시아에 정치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정보전 성향을 띠고 있으며, 앞으로 각국을 대상으로 이러한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APT28은 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의 정부 및 군사 기관을 비롯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OSCE(유럽안보협력기구) 등 지역 안보 조직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파이어아이는 2016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해킹과 독일 기독교 민주 동맹(CDU)으로의 피싱 이메일 공격 그리고 2015년 NATO 대상 제로데이 취약점 공격 등의 사례에서 이 같은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APT28은 러시아 정부에 유리한 정치적 상황을 만들기 위해 타깃 네트워크에 침투하여 전략적으로 데이터를 유출하는 방법으로 전술을 변화시켰는데, 세계반도핑기구(WADA) 해킹, 미국 민주당 해킹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세계반도핑기구 해킹 사례는 러시아가 자국에 불리한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사이버 공격을 이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지난해 7월 세계반도핑기구가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증거를 발표함에 따라 118명의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 팀에서 제외됐다.
그러자 APT28은 스피어 피싱 메일을 통해 계정을 탈취해 세계반도핑기구의 ADAMS 데이터 베이스에 접근한 뒤, DB 내 선수들의 의료 데이터를 유출했다.
이후 '팬시 베어(Fancy Bear)'라는 해킹팀은 트위터를 통해 치료 목적으로 금지 약물을 신청한 미국 등 여러 나라 선수들의 의료 파일을 공개하며, 약물에 대한 치료목적사용면책(TUE·Therapeutic Use Exemptions)에 대해서 도핑면허라고 비난했다.
파이어아이는 러시아 정부에 정치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APT28의 정보 작전은 인터넷의 출현과 함께 계속해서 발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작년 미국 민주당 해킹은 그저 하나의 사례에 지나지 않으며 앞으로 각국의 정치 동향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어아이코리아의 전수홍 지사장은 "APT28그룹과 같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이버 공격은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점점 지능화되는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정부, 정당, 관련 기관들의 보안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