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류정석 동서발전 발전기술개발원장 "발전사 미래 먹거리는 발전기술 솔루션 프로바이더"

2017-01-31 10:59

[사진제공 = 한국동서발전 발전기술개발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신생 민자 발전사업자의 시행착오를 해결해 줄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한국동서발전 산하 발전기술개발원은 간단명료한 이 명제에서 출발했다.

발전사업이 민간에 개방되면서 수많은 신생 민자 발전사업자가 생겨났다. 그러나 처음 화력발전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은 축적된 기술도 없고, 겪어야 할 시행착오도 적지 않아 발전사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절실하다.

반면 동서발전은 지난 수십 년간 발전소 운영에 있어 수없이 발생된 많은 문제를 해결해 왔고 또 발전시켰다. 그에 따른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는 무궁무진하다.

발전기술개발원은 이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상품화해 판매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

이 새로운 도전의 중심에 류정석 발전기술개발원 초대 원장이 있다.

류 원장은 "발전기술개발원은 동서발전의 핵심자원인 △운영시스템 △전문인력 △지식재산 △데이터베이스를 융합해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모델로 재창조한 자산의 총체, 즉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껏 발전소 설비운영이 동서발전의 본업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술컨설팅, 운영업무대행 등 서비스업으로 확장이 실현되고 전력거래 수익에만 의존했던 수익구조 역시 각종 기술 서비스 수익으로 다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동서발전 5개 사업자에 국한된 동서발전 직원의 일터는 원격감시 서비스 센터, 국내·외 민자 발전사업장 등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세계의 여러 에너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공유하며 상생하는 비즈니스를 펼쳐가는 모습으로 변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신구 기술 융·복합에 따른 전력산업 자산관리 패러다임 변화와 미세먼지 등 석탄화력 환경문제 대두로 인한 사업여건 악화에 대한 동서발전의 선제적 대응이다.

류 원장은 이미 발전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 즉 업(業)의 영역 확장에 첫 단추를 끼웠다.

◆마스터플랜 수립 완료…2030년 누적 매출 2000억 달성 목표

류 원장은 "발전기술개발원의 마스터플랜은 단지 장밋빛 미래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 모습을 토대로 실질적인 변화 가능성에 대해 전망하고 목표를 수립했다"고 운을 뗐다.

실제 그는 '솔루션 프로바이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공들여 설명했다.

류 원장은 "솔루션 개발은 동서발전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회사가 보유한 상품화 가능 유형을 운영시스템, 기술인력, 지식재산, 데이터베이스 4가지로 분류했다"며 "이에 맞춰 우리가 가장 잘 하는 업무영역인 건설관리, 발전운영, 연료조달, 지원업무의 각 프로세스 단계별로 강점을 분석, 시장 여건과 위험도를 고려해 17개의 단위 솔루션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입장에서 맞춤식 구매가 가능하도록 'EWP(동서발전) 토탈 솔루션 플랫폼'을 설정하고, 미진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패키지화하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동서발전이 솔루션 프로바이더 사업을 통해 2030년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류 원장은 "솔루션을 최적화시키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최첨단 ICT 기술을 접목시켜 지능화된 발전소를 운영하게 돼 '산업 4.0'을 선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나아가 발전기술개발원을 독립적인 컨설팅 기업, 기술자문 용역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 한국동서발전 발전기술개발원]



◆ 동서발전 주도 발전기술 솔루션 컨소시엄 구축

올해 발전기술개발원의 중점 사업에 관해 설명을 부탁하자 류 원장은 제일 먼저 '컨소시엄 구축'을 꼽았다.

류 원장은 "솔루션 사업에 대한 성공의 키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고 품질의 솔루션 개발 및 상품화에서 찾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동서발전 주도의 발전기술 솔루션 컨소시엄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기업 중 발전소 설계분야의 '한국전력기술', 정비분야의 '한전 KPS', 기자재 분야의 '두산중공업' 등은 최고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동서발전의 솔루션 사업과 이들의 역량을 연계해 스마트 발전사업을 선도한다는 것이다.

또 솔루션 마스터 플랜을 통해 도출된 단위 솔루션별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수많은 기업체와 함께 역량을 모아 솔루션 컨소시엄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중점 사업으로 원격감시 서비스센터 운영사업을 들었다.

류 원장은 "기존에 사용하는 운전정보 시스템, 조기경보 시스템, 진동감시시스템, 통합경보시스템을 고도화해 상호 연계, 설비를 원격으로 감시해도 현장에서 감시하는 것보다 높은 점검 품질 수준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발전소 구현도 빼놓지 않았다.

류 원장은 "각종 계측치, 기존의 누적된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설비가 스스로 예지하고 사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지향하는 다양한 알고리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빅데이터 추진체계 정립해 'EWP Data-Bank'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류 원장은 "우선 개인 PC에 산개된 각종 자료, 사내시스템내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 'EWP Data-Bank'를 만들고, 모인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각종 데이터가 추출·변환·통합·표준화를 거쳐 모이게 하는 허브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추출하고, 시각화된 시뮬레이션 분석 환경을 가능하게 구현시켜, 진정한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발전원가 최소화는 에너지 공기업의 책무

지난해 말부터 상승기류를 탄 국제유가로 인한 에너지 공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내놨다.

우선 그는 당분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류 원장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과거 몇 차례에 걸쳐 감산을 합의했지만, 회원국들이 재정난을 핑계로 생산량을 조금씩 늘리는 바람에 감산 시도가 무산됐던 경험이 있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 주요 유가전망 기관도 내년 국제유가를 50~55달러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고, 유가가 50달러를 넘으면 셰일가스업체들이 생산을 늘려 결국 60달러를 넘지 못한다는 '셰일 밴드' 이론도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류 원장은 유가 상승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류 원장은 "동서발전 지난해 유류발전소 이용률은 평년 대비 약 2배 수준인 55%에 달하는 등 저유가로 인해 유류발전소의 원가절감 및 이용률 향상이라는 효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수익성과 이용률 하락의 우려가 있으나, 신재생에너지 비중 및 연료공급원 확대 등의 노력을 통해 유가 상승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저가 연료원의 발굴, 효율적인 설비운영, 고효율 발전소로의 전환 등 발전원가를 최소화하는 것이 에너지 공기업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 "새로운 도약, 한국동서발전의 미래를 여는 발전기술개발원"

"새로운 도약, 한국동서발전의 미래를 여는 발전기술개발원" 류 원장이 처음 부임하자마자 만든 발전기술개발원의 캐치프레이즈다.

류 원장은 "새로 시작하는 혁신적 업무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서발전의 새로운 도약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자부심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기술개발원에 소속된 직원 모두가 동서발전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자는 막중한 사명감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며 "동서발전이 발전산업 인더스트리 4.0을 선도하고, 머지않은 미래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제공 = 한국동서발전 발전기술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