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실패 아니라는 금융위…올해는?

2017-01-24 07:24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금융당국이 역할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대한 손질에 나섰다. 시장 전반에 펀드 조정 등을 통해 구조조정 분위기가 형성되면 유암코의 입지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7 업무보고에 한계기업과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방편의 하나로 유암코의 기능 확대를 내세웠다. 여기에는 ▲엄격한 신용위험평가 ▲매각가격의 차이가 있는 경우 제3의 독립적인 중립기관에서 가격 평가 ▲매수세 늘리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암코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이 공동 출자한 회사로 부실채권 처리가 주업무였다. 당국은 기존 채권단 위주의 구조조정이 한계에 부딪히자 2015년 10월 유암코를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역할을 확대했다. 

하지만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운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취지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초반에 상대적으로 의견 조율이 쉬운 산업은행이 내놓은 매물을 검토하는 데다 기업을 팔아야 하는 채권은행들과의 갈등도 있었다.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금융위는 2016 업무보고에 유암코의 시장친화적인 구조조정 추진을 주요 업무 내용에 포함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민간 주도의 구조조정을 내세우며 유암코를 내세웠지만 지금까지 금융위 내부적으로 담당부서가 여러차례 바뀌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며 "시장에서는 유암코의 존재감을 느끼기 어렵다"고 전했다.

금융위도 유암코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구조조정이 산은 위주로 이뤄지고 있고, 은행이 손실을 실현하며 부실기업을 팔아넘기지 않으려는 관행, 매각 가격의 차이로 잘 안 팔리는 등의 구조조정 시장 전반적인 문제가 유암코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유암코가 실패라는 시장 평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임 위원장은 그러면서 "유암코는 실패 아니다"라며 "시장구조를 바꾸는 일로 인해서 유암코가 더 활발하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금융위가 내놓은 구조조정 정책의 핵심은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방식에서 상시적이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한 프리패키지드 플랜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프리 패키지드 플랜은 채권단이 신규자금 지원 계획을 포함한 사전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법원에 제출하고, 인가를 받으면 이를 토대로 채권단 주도로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구조다. 신규 자금 지원이라는 워크아웃의 장점과 포괄적인 채무조정이라는 법정관리의 장점을 결합했다.   

또 기업구조조정펀드 즉 경영참여형펀드 PEF의 출현 확대, 제3의 기관을 통한 매각 가격 책정 등을 통해 구조조정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계획이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 같은 제도 보완을 통해 은행이 구조조정기업을 털어 내고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이런 시장이 좀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