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新시대] 정유신 서강대 교수 "미국이 중국과 환율전쟁서 우위"
2017-01-22 06:00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는 새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하기 전부터 예고돼 온 미·중 갈등과 이로 인해 한국에 닥칠 위기에 대해 경고했다.
22일 아주경제와 만난 정유신 교수는 "한국에 쏟아질 소나기는 일단 피해야 하고, 정부가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유신 교수는 "새로운 미국이 등장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기에는 반드시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있고 급격한 환율 변동을 수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신 교수는 "미 정부 압력으로 원화가 절상된다면, 다시 원화절하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며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재정적자 편성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부가 적극 나서 미국과 중국 간 환율전쟁으로 받을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내비쳤다.
그는 "트럼프는 정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 취임 초부터 미·중 간 샅바싸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그는 계획했던 정책을 처음부터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예상되는 미·중 환율전쟁에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불리해 보인다.
정유신 교수는 "미국은 금융적인 수단을 활용해 원하는 효과를 즉시 얻을 수 있다"며 "반면 중국은 실물에서는 강할지 몰라도 금융적인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 있겠지만, 결과가 나오려면 1~2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어떤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중국이 미국과 쉽게 타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올해 위안화 약세와 자본유출 문제로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정유신 교수는 "중국은 무역이나 투자 규모를 고려할 때 적정 외환보유액을 2조5000억~3조 달러로 보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 시장참여자에게 주는 불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 부채를 축소하는 데 실패한 점도 올해 중국 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부동산시장 버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