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회견 미국 이익 최우선 강조..무역 불균형 시정 시사
2017-01-12 09:17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9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일자리를 늘리고 무역 적자를 해결하는 등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11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취재진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통령 당선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감세나 재정 부양책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고 일자리 창출을 우선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나는 신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일자리 창출자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고용 확보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멕시코로 옮기면 미국에서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다. 멕시코에서 만들어 미국에서 팔려고 하면 국경의 높은 벽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에 높은 관세를 물리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멕시코 공장 신설을 철회하고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미국에 투자를 늘리기로 한 계획에 감사를 표하며 GM을 거론하면서 이들을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실질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며 지금까지 이룬 것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러시아 대선 개입 인정
트럼프는 이번에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러시아가 대선 해킹의 배후였다고 생각한다. 러시아가 미국을 해킹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국위원회사 너무나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며 충분히 방어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사업적 거래를 하거나 돈을 빌린 적도 없다" 며 "푸틴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부채가 아닌 자산이다. 다만 앞으로 더 나아질지는 알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간 발언에 비해 신중한 견해를 나타냈다. 또한 러시아의 사이버공격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 및 자신과 관련있는 사람이 선거 중 러시아에 접촉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 재산은 신탁..회사 경영은 아들이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직 수행 시 이해충돌 문제를 피할 수 있도록 사업을 두 아들에게 맡기고 재산은 신탁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는 "여기 있는 나의 두 아들, 도널드와 에릭이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며 "두 아들이 전문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것이고 나와는 회사 운영과 관련해 상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 경영권을 완벽하고 완전하게 아들에게 넘기는 서류에 서명했다"며 경영 승계를 공식 선언했다.
이어 트럼프의 변호사는 마이크럴 넘겨 받은 뒤 트럼프가 재산을 신탁에 맡기고 회사 경영권을 두 아들과 오랜 지인인 회사 중역 한 명에게 맡긴다고 설명했다. 또한 변호사는 "이 신탁 합의는 신규 사업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의 재임 기간 동안 신규 외국 거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오바마케어 폐기
트럼프는 취임 직후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것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바마케어는 폐기되거나 대체될 것이다. 폐기와 대체는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면서 멕시코가 비용을 지불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벽을 세울 것이다. 멕시코와 비용 문제를 협상하는 데에 1년 반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고 말하며 비용 지불이 세금의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