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고]고양시 통일한국 실리콘밸리가 가야할 길
2017-01-05 15:28
고양시는 통일한국 실리콘밸리 프로젝트를 2017년 가장 우선순위의 시정운영 방향으로 발표하였다. 고양시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초석을 놓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고양시가 미래의 큰 집을 짓기 위해 통일과 실리콘밸리라는 두 가지 주춧돌을 준비한 것이다.
첫 번째 주춧돌인 통일한국은 고양시의 지정학적 위치와 잠재력을 보여준다. 고양시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한반도의 중심이며, 통일 후 북쪽과 남쪽이 협력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가야할 때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통일의 편익은 경제적인 것과 비경제적인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게 경제적 편익은 남북대결비용 해소, 시장 확대로 규모의 경제 달성, 산업과 생산요소의 유기적 결합, 국토이용과 환경보전의 효율성, 중국·러시아·유럽과의 교역증대 및 물류비용 절감 등이 손꼽힌다.
비경제적 편익은 이산가족문제의 해결, 국제적 위상 제고, 전쟁위험 해소, 학술문화발전, 관광·여가·문화서비스 기회 증가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이러한 편익 중 산업과 생산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하며, 대륙과의 물류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데 고양시가 거점역할을 할 수 있다.
관광여가서비스 기회를 확대하는 것에도 몫이 있다. 이러한 통일 편익을 가능한 크게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시민과 기업에 자리를 펼쳐주는 것이 ‘통일한국 실리콘밸리’ 프로젝트의 큰 역할이다.
두 번째 주춧돌인 실리콘밸리는 첨단기업이 자유롭게 창의성을 뽐내며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여 디자인하고, 만들어 시험하는 공간을 상징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단순히 첨단기업이 모여 있는 곳을 의미하지 않는다. 도전정신과 창업, 개방적 문화와 다양성, 수준 높은 구성원이 만들어 내는 협력과 창의성이 진면목이다. 더불어 정부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정부가 주도해 벤처기업을 위한 시장(市場)을 만들고, 실패 확률이 높은 분야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청년들의 창업을 촉진하는 정책을 꾸준히 펼친 것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여러 모양으로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 하였으나 성공사례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가진 정치·인문·사회배경, 산업경제구조, 정부의 R&D 정책을 모두 다 모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양시의 특성과 통일한국의 잠재력을 첨단산업도시 조성에 분명히 활용해야 한다.
고양시가 주목 해야 할 통일과 첨단산업이 도시의 운명을 바꾼 사례는 독일의 드레스덴(Dresden)이다. 드레스덴은 인구51만 명, 면적328.3㎢(고양시의 1.2배)이며 62%가 산림과 녹지이다.
인구수를 제외하면 고양시와 드레스덴은 비슷한 조건이다.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으로 도시의 90%가 파괴되었고 분단으로 발전에 정체가 있었다.
그러나 독일 통일 후 독일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며 유럽의 과학기술도시로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드레스덴은 ‘드레스덴 시스템’으로 불리는 기초과학(막스프랑크연구소)과 응용연구소(프라운호퍼연구소) 설립~사이언스 파크와 연계한 첨단벤처와 기업유치(지멘스, 인피니온)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냈다. 지방정부인 드레스덴시는 새롭게 만들어진 연구소를 중심으로 첨단산업(IT,BT,NT)분야 연구를 집중 지원하였다.
고양시도 만만치 않은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기업유치와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통일한국 실리콘밸리’ 프로젝트 성공의 첫 발이 될 수 있다.
세계수준의 첨단기업을 고양시에 유치하는 것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필수요소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과 성공을 주도한 것은 개인과 기업이기 때문이다. 단지를 개발할 때 기업의 수요가 높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패키지로 개발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개발이익을 다시 고양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중버스를 교차 지원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기업을 유치할 때 스마트시티를 기반으로 하는 ICT 기업과 연구소, 4차 산업의 꽃인 자율주행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배터리 분야 기업과 화학분야 연구소, 차세대 모빌리티인 전기자전거나 1인 이동장치를 연구하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상후반작업을 담당하는 기술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VR, AR산업 육성과 엮어가야 한다.
아마추어부터 전문가까지 세계인이 영상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대에 큰 가능성이 있다. 발전비용이 급격히 낮아져 경쟁력을 갖기 시작한 태양광에너지를 활용한 탄소저감도시를 구상하는 것도 시도해 볼만 하다.
통일이 가져올 기회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첨단기술을 엮어내는 용광로가 ‘통일한국 실리콘밸리’가 가야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