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빼고 다 오른다…연초부터 서민물가 '들썩'
2017-01-04 15:50
엎친데 덮친 겻으로 교통과 상하수도, 도시가스 등 전국의 공공요금 인상마저 이뤄져 서민의 한숨을 키우고 있다.
반면 임금상승률은 내리막이다.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 상승률은 2011년 -0.9%를 기록했다가 2012년 5.3% 오른 뒤 2013년 3.9%, 2014년 2.5%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 3.5%로 약간 높아졌지만, 지난해 역시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학계 관계자는 "소득이 정체된 상태에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이 들썩거려 삶의 질은 더 낮게 느껴질 수 있다"며 "서민물가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란에서 식용유, 라면, 맥주 등 줄줄이 가격 인상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년 전 5389원이던 특란 30개들이 평균 소매가는 지난 3일 현재 8389원으로 55.7% 급등했다.
특란 30개들이 평년 가격이 5555원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8000원을 훌쩍 넘긴 지금의 계란 시세는 유례를 찾기가 힘들다.
식용유 대란 조짐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남미에서 발생한 홍수로 아르헨티나 등 주요 산지의 콩 재배량이 줄고 품질도 떨어지면서 업소용 제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F&B와 대상 등 아르헨티나에서 대두 원유를 수입해 B2B(기업간 거래)용 식용유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최근 납품을 중단했다. 오뚜기와 롯데푸드 등은 공급은 계속하고 있지만 지난달 말 가격을 약 9% 올렸다.
또 식용유 인상을 계기로 외식업소에서 음식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앞서 라면, 빵, 콜라 등 서민이 즐겨 찾는 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맥줏값도 잇따라 올랐다.
농심은 지난달 20일부터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4% 인상했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올랐다.
베이커리 업계 1위 파리바게뜨도 최근 19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6% 인상했다.
맥주 업계 1, 2위인 오비와 하이트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고, 코카콜라도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평균 5% 상향 조정했다.
△교통·상하수도·동시가스 등 공공요금도 들썩
교통과 상하수도, 도시가스 등 전국의 공공요금도 들썩거린다. 지난달 30일부터 대구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이 교통카드 기준으로 일반 150원, 청소년 80원 올랐다.
경남도는 2월부터 부산-김해 경전철 요금을 기존 1200원(성인 기준)에서 1300원으로 8.3%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에서도 과천·안양·의정부·양주, 동두천·가평 등 6개 시·군이 상수도 요금을 3.6∼18% 올렸다.
충주시는 내년 1월 상수도 요금을 평균 9% 인상하고, 음성군도 상수도 요금을 10.4%, 하수도 요금을 12.8% 인상한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도 껑충 뛰었다. 지난 1일부터 서울 18개 자치구의 종량제 쓰레기봉투(이하 20l 기준) 가격이 440원에서 490원으로 올랐다.
서울시 외에도 제주도는 종량제 봉투 가격을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렸고 세종시도 최근 물가심의위원회를 열어 20ℓ짜리 쓰레기종량제 봉투 가격을 340원에서 540원으로 59% 인상하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인상 가격을 적용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올해 하수도 요금도 10% 인상한다. 내후년까지 매년 10%씩 추가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광역버스의 기본요금이 6% 인상됐고, 이동 거리에 따라 요금이 추가되는 거리비례제가 도입돼 이동거리가 30km 이상일 때 100~700원이 추가로 부과된다.
인천과 대구가 각각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요금을 150원씩 인상한 데 이어 부산-김해 경전철도 다음 달부터 요금을 100원 올리는 것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