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유로 약세 속 유럽의 경제 회복에 포퓰리즘ㆍ브렉시트가 걸림돌

2017-01-02 16:57

프랑스 포퓰리즘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 대표[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올해 유럽 경제와 금융시장은 포퓰리즘 정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의 경제 상황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예정된 주요 선거에서 포퓰리즘 정당들이 득세할 경우 유로 공동체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유럽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 부양책을 유지하면서 두 중앙은행 간 정책괴리가 커지면서 유로와 달러의 등가(패리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ECB는 정례회의를 통해 올해 성장률 및 인플레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산매입을 12월까지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3월까지는 매월 800억 유로어치 자산을 매입하고 4월부터 12월까지는 규모를 600억 유로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ECB의 양적완화 확대와 12월 연준의 금리인상이 겹치면서 유로는 지난달 1.0352달러로 2003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한 해 기준으로 유로는 달러 대비 4% 미끄러졌다.

유로와 달러의 패리티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의 설문조사에서 28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트럼프의 재정부양책에 따른 미국 성장률 제고로 올해 중 유로와 달러 가치가 같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유로 약세가 완만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유럽 경제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의 페터 보핑거 교수는 “유로 약세, ECB의 수용적 통화 정책, 긴축 재정의 조정 등이 유로존 경제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럽의 경제는 개선 추세를 그렸다. EU 집행위가 집계하는 경제심리지수는 11월에 유럽 부채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또한 기업심리도 확장 국면에 있으며 실업률도 1월에 10.4%에서 10월에는 9.8%로 떨어졌다.

ECB는 올해 유럽의 성장률이 1.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FT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올해 유럽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1.47%, 물가 상승률 평균 전망치는 1.27%였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트럼프의 정책 여파는 유럽 경제의 최대 하방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 네덜란드 총선, 독일 총선을 앞두고 반유럽 포퓰리즘 정당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실제 선거에서 이들이 승리할 경우 유럽연합(EU)의 운명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또한 지난해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은 올해 본격적으로 탈퇴 협상을 진행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올해 대형 선거에서 포퓰리즘 정당들의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나 지난해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과 같은 깜짝 반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의 정책도 유로존 경제에 불확실성을 드리운다. 르웰린 컨설팅의 존 르웰린은 “달러 강세는 유로존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그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유로존 경제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