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신당, 여야 원내지도부 상견례…주호영-정우택 '어색한 악수'

2016-12-28 11:33

28일 오전 국회 본청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개혁보수신당(가칭)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보수정당의 '분당'으로 탄생한 가칭 '개혁보수신당'의 원내지도부가 28일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각각 예방했다.

특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지붕 아래 있던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는 다소 어색한 신경전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찾았다. 새누리당에선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도 배석했다.

이들은 미소를 띤 채 악수를 나누고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모습은 화기애애했지만 이들의 발언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한참 후에나 친정을 생각할 줄 알았더니 단 하루만에 친정이 그리워서 찾아왔다"면서 "반갑기도 하고, 보통 (신당으로) 출발하면 한 달 반 후에나 친정을 찾아오는 게 관례인데 바로 찾아오는 걸 보면 역시 친정을 못 잊는 게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록 지금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새롭게 당이 만들어지는 순간에 있지만, 언젠가는 보수대통합의 물결에서 같이 만날 수 있지 않나 하는 개인적 소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또한 "언론에서는 초거대 야당이 됐다고 하지만 그런 권력적 측면보다는 우리가 국정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지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신당과 호흡맞추고 조정할 건 조정해서 국정이 올바르게 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한국 정치가 사류라는 낮은 평가를 받는데 그 원인이 정치인의 도덕성과 책임감 때문에 그렇다"면서 "저희들은 새 당을 만들면서 정치인의 책임감과 도덕성을 어느 가치보다 세울 것"이라고 응수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의 책임론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새누리당이 의석 수가 줄어서 어렵고 섭섭하겠지만 경쟁이란 것은 전체를 발전시키는 좋은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나라를 발전시키고 보수정당들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수석부대표 역시 "새누리당이 진정한 보수를 대표하는 건강한 정당으로 변하길 바랬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쓴소리를 했고, 책임지는 부분이 미흡했기 때문에 결국 분당까지 하게 됐다"면서 "협력할 건 협력하고 경쟁할 건 경쟁하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원내대표와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났다.

주 원내대표는 "기존의 새누리당에서 고쳐야 할 점, 버려야 할 점이 있어 창당을 했으니 민주당의 협력을 받고 도와달라고 할 일이 많다"면서 "예전보다는 의견의 간격이 좁을 수 있으니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정치, 사랑받는 정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가능하면 연말 해가 바뀌기 전에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한 번 할 생각"이라며 "내년 1월부터 국회운영을 나눌 필요가 있는데 앞으로 자주 뵈면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신당 측은 새누리당에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의 출당조치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신당과 뜻을 같이 하기로 했으나,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아직 새누리당 소속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주 원내대표는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뿐 아니라 신당에 올 생각이 있는 비례대표에 대해 활동할 수 있게 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요청했다"면서 "정 원내대표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진 것처럼 말씀하셨는데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같이 논의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