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중국 경제전망] 증시, 부동산 어디로 갈까, "올해도 쉽지 않다"
2017-01-02 05:30
중국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 증시 다소 개선 조정장은 불가피
대외변수, 인민은행 통화정책 운용 기조 따른 유동성 변화가 '관건'
대외변수, 인민은행 통화정책 운용 기조 따른 유동성 변화가 '관건'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가고 2017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중국 집값, 새해 벽두부터 고꾸라졌다 겨우 안정을 찾은 중국 증시는 글로벌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2017년 새해 중국 부동산과 증시는 웃을 수 있을까.
간단히 말해,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증시가 급락하거나 부동산 거품 붕괴로 중국 경제가 요동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조정압력과 각종 변수의 영향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 부동산 가격 하락할 것, 상승 지속 어려워
중국 부동산 시장에 뜨거운 투자열기가 일었던 것은 유동성 급증의 영향이 크다. 시장을 짓눌렀던 규제가 완화되고 1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자 부동산 투자 '대박'을 노리는 투자가 몰려들었다.
이에 따라 리스크도 커졌고 결국 당국은 다시 수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1선도시를 시작으로 구매제한령을 실시, 주택구매의 문턱을 높인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변화도 부정적이다. 막대한 유동성을 풀었던 인민은행은 2016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자산거품 증가를 방지하고 환율 안정을 위해 필요할 때만 유동성을 공급했다. 새해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지거나 선진국 ‘돈 줄 죄기’, 환율방어 등의 영향으로 유동성 긴축에 나설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시중 유동성 상황이 예전만 못해진다는 의미다.
파이낸셜 타임스(FT) 중문판은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이 빠지고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부동산 규제 조치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1·2선 도시는 유동성 부족으로, 3·4선 도시는 재고물량 압박으로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중금공사(CICC)도 “꺼내들 대형 유동성 카드가 없는 상황에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계속될 전망으로 인민은행이 유동성 확대에 나설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구윈창(顧云昌) 중국 주택건설부 주택정책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에도 주기가 있다. 2013년 최고점을 찍었다 내려왔고 2015년에도 상승세를 보이더니 2016년 부동산 판매량, 거래액이 최고기록을 세웠다"며 "올해 부동산 시장은 하락곡선을 그리기 시작,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봤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2015년 이미 상승의 변곡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앞서 나온 바 있다. UBS은행은 “20~50세까지 주택 잠재구매인구가 2015년 정점을 지났고 도시화율도 56%로 2020년 60%의 목표치에 이르면 유입인구도 감소한다”며 “2017년 중국 부동산 시장이 점진적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 증시, 안정 찾았는데 변수 많아…그래도 오를까
2016년 중국 증시는 시작부터 충격이었다. 서킷브레이커가 수 차례 발동되는 등 폭락하면서 2015년 말 3539.18까지 회복됐던 상하이 증시는 1월 말 2638.3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후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으며 최근에는 3000선 이상을 회복한 상태다. 올해는 급격한 변화로 긴장감을 키웠던 지난해보다는 나은, 그래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중국 국내외 금융기관은 2017년 중국 증시가 2016년보다는 안정적으로 점진적인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변수가 많고 중국 경기회복 여지도 크지 않아 조정장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하증권(華夏證券)은 단기적으로 증시 폭락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는 상황이 호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시장에 풀린 자금이 부동산을 떠나 증시로 몰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 미국 달러 강세 등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인민은행은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통화시장 안정을 유지하고 경기둔화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금융·부동산 자산거품 해소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돈을 풀 수도, 돈 줄을 바짝 죌 수도 없다. 결국 인민은행이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선택을 내리느냐가 시중 유동성과 시장의 변화, 증시 그래프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다수의 증권사가 과거와 달리 전망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예측이 어긋날 것에 대한 부담감과 복잡하게 얽힌 변수로 판단이 어려운 때문이다. 지난해 다소 정확한 전망치를 내놨었던 국원증권은 2017년 상하이종합지수가 2800에서 4000선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광발·동북증권은 2750~3550, 2800~3800을 내다봤다. 변수가 많은 만큼 정책 특징주, 선강퉁·후강퉁 수혜주, 첨단·신흥분야 우량주 등 성장성 있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해외 금융기관 상당수는 중국 증시 전망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해 12월 21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곳의 글로벌 금융기관이 2017년 중국 증시 상승을 점쳤다. 평균적으로 2017년 말 상하이 지수가 380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관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메릴린치 증권은 부채 등을 언급하며 높은 레버리지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