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김기춘ㆍ우병우ㆍ안종범ㆍ김장자 모른다"

2016-12-26 18:42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6일 서울 구치소에서 최순실씨를 대상으로 비공개 '수감동 청문회'를 진행했다. 최씨가 앞서 구치소에 마련된 청문회 출석을 거부해 최씨의 수감동을 직접 찾아가 대면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최씨는 특위위원들과 약 2시간 30분가량 비공개로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 "국민께 여러가지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하다"면서도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다른 증인들처럼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최씨와의 '감방 신문'이 끝난 뒤 "최씨는 우울증 등으로 몸이 많이 아프다면서 사실상 제대로 된 답변이 별로 없을 정도로 (조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구치소 측의 방해로 영상이나 사진 촬영, 녹취는 일체 진행될 수 없었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실제로 위원들은 오후 1시 30분께 수감동을 방문했지만 영상과 사진 촬영을 반대하는 구치소 측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1시간 30분가량을 허비해야 했다. 

진통 끝에 시작된 심문에서 최씨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변했다고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전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최씨는 미르·K 스포츠 재단 설립에 아이디어를 냈느냐는 질문에도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김영재 의원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136회 맞았는데 모두 최씨가 맞았냐고 묻자 묵묵부답이었다"면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최씨는 대통령이 자신을 '최 원장'이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최씨는 또 자신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대통령에게 소개했다는 차은택씨의 진술도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마음이 복잡하다"고도 했다. 최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 무엇을 했느냐, 대통령과 통화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모르겠다 기억 안 난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박 대통령과 공모 관계로 기소됐는데 인정하느냐'고 묻자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고 '국민은 최씨가 종신형을 받길 원하고 있다'고 질의하자 "종신형 받을 각오 돼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씨가 핵심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답변을 회피했지만, 딸 정유라씨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눈물을 흘렸다고 특위위원들은 전했다. 그는 자신과 자신의 딸 정유라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이화여대에 공정하게 들어갔다", "독일 돈 세탁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독일 재산은 단 한푼도 없다"고 철저하게 변호했다.  

최씨의 수감동에는 김성태 위원장과 새누리당 장제원·하태경·황영철 의원, 민주당 김한정·박영선·손혜원, 정의당은 윤소하 의원 8명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