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내년 GDP성장률 2.3%로 하향조정

2016-12-26 11:50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2.3%로 하향조정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돌발 리스크와 내수시장 위축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지난 9월 제시한 기존 전망치인 2.6%에서 0.3%p 하향조정한 2.3%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유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돌발변수가 발발한 점이 이유로 꼽힌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이 정치 리스크의 불안정성은 그 파급영향이 거대하다. 조기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내년 상반기 경기 흐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로 정책 당국이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할 여력이 제한돼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내수불황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홍 팀장은 “예상치 못한 정치 리스크 발생으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소비심리의 냉각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또한 최근 관리 중심으로 선회되고 있는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건설경기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내수경기의 회복을 장담하지 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경기 흐름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소비위축, 건설부문 투자둔화, 고용악화 등 겹악재가 대기중이기 때문이다.

홍 팀장은 민간부문의 경우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2%를 상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소비심리 위축, 고용시장 악화 등 경기적 요인과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주거비 부담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지속적으로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이라고 전망했다.

건설투자 분야에 대해서도 “안정화로 돌아선 부동산 정책, 금리 상승 가능성 확대 등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SOC 투자 예산 축소에 따른 공공부문 건설투자도 둔화되면서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은 2.5%로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문의 내년 전망도 악화일로가 예상된다. 홍 팀장은 “내년 고용 여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될 전망”이라며 “취약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산업연관효과로 서비스업 부문 역시 고용 사정이 악화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의 확대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내년 고용시장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물가 상승폭은 ‘제한적’으로, 무역수지는 약 835억 달러, 경상수지 약 830억 달러 내외로 흑자 규모는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한국경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냉각시킨 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위한 심리적 안정화 조치와 일관된 경제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 팀장은 “민간주체들의 심리안정을 도모해 장기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정치 불확실성이 정책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거시경제정책의 경우 “섣부른 예상에 근거한 선제적 대응보다는 경제상황에 맞추어 가는 적응적 대응 기조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홍 팀장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차단과 생산적 복지정책을 통한 서민생활 안정화 △세계경제 및 국제교역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외통상정책 마련 △금융시장 리스크가 실물 경제로 파급되는 경로의 차단 △미래 성장력을 담보할 수 있는 실효적인 중장기 경제성장 전략 수립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