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해 역대 최악…살처분만 2600만마리 도살

2016-12-26 11:02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AI 첫 발생 이후 40일만에 2600만마리가 넘는 닭·오리 등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 특히 'AI 청정지역'이던 양산, 고성 등 경남 지역에서 잇따라 신고가 들어오면서 방역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AI로 확진됐거나 예방적 살처분 조치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 마릿수는 2614만 마리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 40일 만에 국내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의 15.8%가 도살된 셈이다.

가금류별로 보면 전체 도살처분 마릿수의 81%를 차지하는 닭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 이가운데 계란 수급 문제와 직결되는 산란계의 경우 전체 사육 대비 26.9%에 해당하는 1879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는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37만8000마리가 사라졌다.

오리는 211만5000 마리로 전체 오리 농가의 24.1%가 타격을 입었다. 

최근 발생한 경남 양산과 고성 지역을 포함한 AI 바이러스 신고 건수는 114건이며, 이 중 100건이 확진됐다. 고병원성 여부를 조사 중인 나머지 14건도 확진 가능성이 크다.

확진 농가를 포함해 예방적 도살처분 후 검사 과정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농가까지 포함하면 AI 양성판정 농가는 260곳에 달한다. 발생 지역 역시 8개 시·도, 32개 시·군으로 늘었다. 도 단위로 따져보면 경북과 제주에서만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야생조류 포획이나 분변 채취 과정에서 AI로 확진된 사례고 29건(H5N6형 28건, H5N8형 1건)이다.

AI 피해가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살처분 작업 인력도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살처분 투입 인력 한명당 하루 500마리 정도 살처분하고 있다.

전국에서 매일 하루평균 65만 마리씩 도살 처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13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민간업체를 통한 인력 동원을 비롯해 공무원도 대거 투입하고 있다"며 "한 번 투입된 인력의 경우 6주 정도 쉬게 한 뒤 다시 투입하는 등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AI 확산방지를 위해 국민안전처와 국방부,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부처와 지역재난관리기금 활용, AI 발생 지역 인근 군부대 지원, 주요 철새도래지 현황 조사 등 전방위적인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살처분 작업도 24시간 내 가능토록 지원하고, 각 지자체 산하 보건소별로 작업현장 인근에서 예방교육을 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국방부와 협조를 통해 도살 처분된 가금류 매몰, 폐기, 사료 등 잔존물 처리 작업에 군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살처분 농장 주변에 이동 통제선을 설치 및 외부 물품 반입 등을 위한 안전구역도 설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