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2일 국회에서 있은 제10차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가운데 최순실 씨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추천했다는 증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병우 전 비서관이 출석한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음성 변조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김경진 의원은 “음성 변조 대상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이 운영하는 기흥CC 관계자들”이라고 말했다.

우병우 전 비서관이 출석한 가운데 공개된 이 녹취록에는 “우병우를 최순실이 꽂아준 거? 최순실이가 옴과 동시에 우병우가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로 들어갔어”라며 “김장자 회장이 그랬어. 최순실이가 '난 여기 기흥만 오면 (중략) 소풍오는 것 같다'고”라고 돼 있다.

또한 “그 이거 성형 그거야. 그 병원 부인인가 봐. 김영재 성형외과”라며 “그 여자가 업체 사장이거든. 실 만드는 회사”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최순실 씨와 친분이 깊고 박근혜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을 받는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 김 원장의 부인으로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가 언급된 것.

녹취록에는 “최순실은 (골프장 부킹 가명인) '이영희'로 왔거든. 컴퓨터에 입력 전에 다른 이름을 넣으니까. 최순실이 이름이 이영희로 들어가는데 (중략) 우병우는 최순실 거 다 막아주고, 골프장 밖에서 상하 관계야”라는 내용도 있다.

김경진 의원은 우병우 전 비서관이 출석한 청문회에서 “최 씨가 기흥CC에 2주일에 한 번꼴로 왔고, 증인의 장모인 김 회장은 최 씨만 오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즐겁게 맞이했다”며 “그런 인연으로 박 대통령에게 민정비서관으로 추천됐고, 결국 증인, 최순실, '문고리 3인방'이 한 패거리를 이뤄 이번 최순실 사태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병우 전 비서관은 청문회에 출석해 “저런 얘기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우선 음성이 변조돼 있고, '2주일에 한 번씩 와서 버선발로' 저런 얘기는 납득 못 한다”며 “제 전임 민정비서관은 4년 후배다. 4년 아래 후배가 일한 자리에 가는 게 무슨 영전이겠나? 검찰에 계신 분들은 다 아실 것이다. 김기춘 실장이 저한테 워낙 어려운 분이라서 승낙했지만, 4년 내지 5년 후배 자리로 가는 게 맞느냐? 동기들이 검사장인데 1급 비서관으로 가는 게 맞느냐? 사실 고민 많이 했다. 저걸 인사 청탁이나 무슨 발탁으로 보는 취지는 (전후 사정에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