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보수신당', 김무성-유승민 '협업' 리더십 관건

2016-12-22 18:00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주류의원들과 회동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무성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앞으로 약 한 달 후, 새누리당 탈당을 결의한 비박(비박근혜)계가 주도하는 가칭 '보수신당'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보수신당'의 성패는 탈당세력을 이끄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간 '협업'이 관건이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등 핵심 대권주자의 영입도 세력을 확장하는 변수로 꼽힌다. 

'보수신당'의 창당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병국 의원은 22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27일 분당 선언을 하면 바로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하고, (내년) 1월 20일까지는 창당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3일 오전에 회의를 열고 창당 일정과 위원회 운영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기존 보수진영과 선을 긋고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당의 창당 근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개혁적 보수'의 이미지가 '보수신당'의 색채가 될 전망이다.

'개혁 보수', '따뜻한 보수' 등으로 명명된 가치들은 유 의원이 평소 주장해오던 것들이다. 그는 앞서 강연 등을 통해 '기존의 보수가 시대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점을 던지며,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따뜻한 정책'을 펴는 보수로의 변화를 강조해왔다. 

이날 정 의원도 26년만에 발생하는 4당 체제 하에서 보수신당의 역할론에 대해 "협치가 가능한 정치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제도개혁도 함께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일례로 든 것이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구제 개편으로 인한 다당제 구조 고착화다.

그러나 정통 보수를 지향하는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결이 다소 다르다. 앞서 탄핵정국에서 비박계 의원들의 모임이었던 '비상시국회의'는 유 의원 측과 김 전 대표 측으로 나뉘어 사실상 의원들 간 성향과 이념의 갈래가 나뉘었었다. 지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신당의 출발이 다소 불안정하다는 지적은 이 때문에 나온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킹메이커'를 자임한 김 전 대표와 대권 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유 의원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대통령 탄핵안 처리 전, 김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을 발표하면 탄핵까지 갈 필요가 없다'며 입장을 선회했지만 유 의원은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탄핵과 별개'라며 비박계 내에서 엇박자가 나기도 했다.

반면 당장 '대의'를 위해 탈당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한 만큼 양쪽이 어떻게든 협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 의원의 대권 의지와는 별도로, 대통령 선거에서 새로운 보수세력이 집권에 성공해야 한다는 탈당파들 공동의 목표 때문이다.

대신 이러한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동력은 추가 탈당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로 추정되는 의원 60여 명에서 탈당에 동참키로 한 35명을 빼면, 약 27~30명 안팎이 탈당을 놓고 고민중이다. 실제로 심재철, 강석호 의원 등은 지역구 민심을 이유로 최종 결정을 보류하고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총장 등 유력 대권주자 영입에 성공하느냐가 친박과 비박의 표정을 가를 열쇠다. 

한편 월간중앙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와 지난 12일 전국 만 19세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보수진영의 새 리더를 묻는 질문에 유 의원이 32.5%로 1위를 기록했고 김무성 의원은 9.4%로 2위였다. 38.4%는 답변을 유보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