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주항공,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취항 추진

2016-12-23 05:00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 개요[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제주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신규 취항을 추진중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내년을 목표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신규 취항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개월 전부터 제주항공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신규취항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러시아 항공당국에 공문을 보내는 등 해당 노선에 취항 의지를 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새로운 취항지 확대와 러시아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운수권 배분을 신청했다"며 “여러 가능성을 놓고 시장 분석과 함께 러시아 지역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연해주에 위치한 최대 항구도시 겸 군항으로 최근 국내 여행 소재 예능프로그램에도 등장해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기를 이용하면 직항편으로 2시간 40분가량 걸린다.

제주항공의 러시아 지역 취항 도전은 3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3년 러시아 주4회 운수권을 받고 취항을 검토했지만 실제 취항은 하지 못했다. 올해 3월에도 러시아 주8회 운수권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취항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러시아는 자국 항공사를 보호하기 위해서 한·러간 항공협정에서 1개 노선 당 1개 국적 항공사가 취항하도록 하고 있다”며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 사할린 등 러시아 지역에는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고 있어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항공자유화(open sky·오픈스카이) 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 취항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국적사 가운데 대항항공이 주5회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 노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서 철수했다. 외국항공사에서는 러시아 국적의 러시아항공(아에로플로트)과 시베리아항공(S7)이 운항 중이다.

러시아 지역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서 방한한 외래 관광객은 올해 10월까지 총 19만4249명으로 전년대비 24.9% 성장했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탑승률이 높아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항공통계에 따르면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 탑승률은 지난 8월 기준 대한항공(92.4%), S7(94.5%), 아에로플로트(94.9%) 등으로 평균 93.9%의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운수권이 필요한 러시아 지역을 개척하는 것보다 항공자유화 지역이자 대형항공사가 진입해 시장성이 검증 된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취항해 ‘환승수요’를 주로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노선은 한국으로 오는 여행수요도 일부 있지만, 한국을 거쳐 동남아시아로 가는 환승수요가 더 크다”며 “러시아 사람들은 추운 날씨 때문에 따뜻한 동남아 지역 여행을 선호하는데, 특히 12~1월 동계시즌에는 추위를 피해서 동남아로 여행가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