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혐오의 플랫폼? 구글ㆍ페이스북 등 시험대에

2016-12-21 14:10
"극우성향 게시물 검색 상단 노출되면서 시각 왜곡 우려"
미국 올랜도 총기난사 유족 "극단주의 유포에 책임" 소송

[사진=페이스북 /AP연합]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홀로코스트는 정말 일어났었나요?'에 대한 구글의 질문에 상위에 나오는 검색 결과는 무엇일까?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기자인 캐롤 캐드월라는 오피니언란을 통해 "구글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만들며 왜곡하기도 한다"고 주장하면서, 홀로코스트에 대해 묻는 검색 결과에서 가장 상위에 오른 것은 600만명의 유대인들이 죽어간 홀로코스트가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극우 선동 사이트라고 밝혔다. 

첫번째 검색 결과는 네오 나치 사이트인 스톰프론트의 링크인 "홀로코스트가 발생하지 않은 10가지 이유"라는 문건이었으며, 이 외에도 검색 상위에 있는 검색 결과들 중 상당수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것들이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구글 서치와 관련한 전문가인 서치엔진랜드의 대니 설리번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결과는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이 뭔가 굉장히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캐드월라는 극우 웹사이트들이 구글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인터넷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구글 검색 시스템에 대한 재고와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현재의 검색 결과에 대해) 깊이 재고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20일 BBC는 보도했다. 구글 대변인은 "이는 정말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며, 우리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검색은 웹에 있는 내용물을 반영하는 것이며. 혐오 사이트의 게시물들이 검색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구글이 그들의 시각에 찬동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들도 각종 혐오 및 폭력을 선동하는 게시물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독일 검찰은 지난 5일 인종혐오 게시물을 방치한 혐의로 페이스북과 이 회사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로로 인종, 종교, 국적에 대한 혐오 발언이 퍼지고 극단주의가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독일 현행법은 SNS에 혐오를 드러내거나 폭력을 선동하는 글이 올라와 신고될 경우 회사가 즉시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유족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총기 테러의 희생자 테빈 크로스비, 하비에르 호르헤-레예스, 후안 라몬 게레로 유족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이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메시지 전파에 '중요한 지원'을 했다며 19일 미시간 주 동부 연방 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이 자행한 올랜도 총기 테러는 49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냈으며, 53명이 부상을 입었다. 희생자 유족은 오마르 마틴이 IS에 소속 대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SNS와 검색엔진 등에서 그들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극단주의를 추종하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혐오와 극단주의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한 IT 기업들에 책임을 물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가 없었다면 IS가 수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테러단체로 세력을 키우지 못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과연 콘텐츠 유통업자들인 IT 기업들의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혐오와 폭력을 선동하는 게시물들이 급격하게 퍼지면서 이에 대한 규제와 책임의 문제가 소셜미디어와 검색 기업들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