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의 미덕은 불확실성" …국제질서 강력 변수로 주목

2016-12-21 10:38
트위터 통한 즉각적 대응…전통적 외교규범 뒤흔들어
슈퍼파워인 미국의 불투명성 높아져 상대국들은 긴장

미국 뉴저지 주 휴양도시 애틀랜틱시티에 세워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축하 간판. 애틀랜틱시티는 과거 트럼프 당선인이 카지노사업을 벌였던 장소이다. [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독특한 외교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1월 백악관 입성 전에 여러차례 파격적인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트럼프식 외교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고 있는 모양새다. 

포브스는 19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대해 평가하면서 "트럼프 외교의 가장 큰 미덕은 바로 불확실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상대편이 쉽게 예측할 수 있었던 버락 오바마의 외교와는 달리 트럼프는 미국의 외교정책이 본능에 의지해 결정된다는 인상을 줌으로 다른 국가들이 긴장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파격은 우선 트위터로 나타났다. 선거유세 시절부터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소통했던 트럼프는 당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SNS를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있다. 외교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긴장을 촉발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도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쿠바와 미국의 협상, 중국의 미국 해군의 드론을 탈취 사건에 대한 의견도 모두트위터를 통해 직접적으로 대중들에게 전했다.

과거 공식적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외교적 의견을 밝히는 방법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이에 다소 즉흥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대응이 미국 외교에 혼선과 불안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트위터 외교를 지속할 것이라고 미국 현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식 외교가 미국에는 새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외교계의 거물 중 하나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의 독특한 외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8일 CBS뉴스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이 본적이 없는 현상"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던지는 '낯선 질문'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풀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주요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 냉전 시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식의 '미치광이 이론'(the Madman Theory)을 외교전략에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치광이 이론'이란 닉슨 전 대통령이 당시 대립국이었던 북베트남과 소련을 압박하기 위해 구사했던 외교전략이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유럽과 동아시아, 중동 각지의 미국 주둔군에 핵전쟁 경계령을 내리면서 본인이 다혈질에다 언제든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라는 인식이 퍼지도록 했다.

WP는 트럼프 역시 '통제불능과 예측불가'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의문 제기와 적극적 친러시아 행보 등은 파격적인 외교행보 역시 이같은 전략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예측불가 외교는 미국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낯설고 예측불가능한 슈퍼파워를 상대해야는 다른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