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젊어진’ SK그룹, 안정보다 변화… 세대교체 인사 주목
2016-12-20 19:10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SK그룹이 ‘세대교체’를 골자로 하는 대대적인 인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을 이끈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거듭되는 위기에서도 회사를 지켜낸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2선 후퇴 여부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르면 21일 2017년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인사를 통해 조대식 SK㈜ 사장이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신임 의장으로 선임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수장으로는 김준 SK에너지 사장이 유력시 되고 있다.
기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부회장) 등 원로 3인방은 일부 고문 등 2선 후퇴가 점쳐지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 2013년부터 4년간 수펙스협의회 의장을 맡으며 ‘오너 공백’을 메운 인물로 그룹 내 최고위층 인사다. 당초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김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됐으나 회사는 안정보다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인사가 나와야 알 수 있다. 인사이동과 관련해 그룹 내부에서 현재까지 확정 또는 알려진 것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마평에 오른 조 사장은 1960년생으로 최태원 회장과 초등학교와 대학교 동창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SK㈜에 입사해 재무담당과 사업지원부문장, 재무팀장 등을 거친 재무통으로 현장형 CEO로 알려져 있다.
조 사장이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의장을 맡게 되면서 SK그룹이 추진중인 인수합병(M&A)과 신규투자, 기존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가치 증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을 이끌것으로 전망되는 김준 SK에너지 사장은 1987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해 석유사업 기획 담당과 SK 및 수펙스추구협의회 사업지원팀장 등을 거친 사업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정철길 부회장이 ‘알라스카의 여름’이라는 표현으로 최근 정유업계의 호황은 일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 만큼 김 사장도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선제적인 위기관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에도 SK텔레콤 사장으로는 박정호 SK C&C 사장이, SK네트웍스 사장에는 박상규 워커힐호텔 총괄이 내정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유임이 유력시 되고 있다.
당초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그룹 내 인사는 CJ헬로비전 인수 무산 및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SK가 탈락하는 등 그룹의 주력 사업이 줄줄이 발목을 잡힌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즉 안정적인 기업 운영보다 대대적 인사를 통한 그룹 내부 쇄신에 대한 필요성이 힘을 얻은 것이다.
한편 지난 10월 형기가 만료딘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특별한 직책을 맡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면·복권이 안 돼 앞으로 5년간 계열사 등기 이사를 맡을 수 없는 만큼 수펙스협의회 합류를 통한 경영복귀가 예상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