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추가 선정에 "관련주 전체에 부정적"

2016-12-19 15:09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증권업계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의 악재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면세점주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 서울 시내에서 운영되는 면세점이 13곳으로 확대되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할 것이란 평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7일 관세청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DF, 호텔롯데를 선정하면서 이들 업체가 향후 5년간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게 됐다.

이로써 작년 초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 면세점 수는 현재 9개에서 내년에 13개로 확대된다. 한국을 찾는 요우커(중국 관광객)가 급격히 증가해 사업자를 추가로 선정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자 정부가 공급을 늘린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규제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증가폭이 내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사만 늘어 출혈경쟁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면세점 업체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적으로 60%를 육박했다. 면세점 사업자 특허 수수료율이 최대 20배까지 상승할 것이란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면세점 업체들의 특허 수수료율을 현행 매출액 대비 0.05%에서 0.1∼1%로 올리기로 했다. 이미 면세점 업체들의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 3분기 호텔신라의 HDC신라면세점은 51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131억원), 하나투어의 SM면세점(66억원) 등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면세점 관련주의 주가는 연초 대비 많게는 63%, 적게는 22%가량 하락했다.

면세점 관련주들의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됐다. HMC투자증권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대해 면세점 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때까지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면세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져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번 신규사업자 선정으로 경쟁심화,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