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정치인 테마주 대부분 부실기업
2016-12-19 08:26
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올해 하반기 들어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과 관련된 테마 종목 주가가 급등했지만 정작 이들 기업 대부분은 적자를 내는 부실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차기 대선 후보군 관련 테마 종목 14개의 올해 7월부터 지난 16일까지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33.27%였다.
하지만 이들 종목 대부분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 1~3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14개 종목 가운데 9곳이 적자를, 나머지 5곳만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나아진 곳은 6곳(적자 축소 3곳 포함)에 불과했다.
이번 분석에 포함된 테마 종목은 대성파인텍·우리들제약·우리들휴브레인(문재인), 지엔코·광림·성문전자·씨씨에스·큐로홀딩스(반기문), 쏠리드·한네트·푸른기술(이재명), 체시스·디지틀조선·엔케이(김무성)다.
주요 테마주의 실적과 주가 흐름을 보면 반 총장과 관련된 큐로홀딩스는 지난해 1~3분기 순이익이 13억8000만원이었지만, 올해 동기에는 62억7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종목의 하반기 주가 상승률은 14.76%, 탄핵소추안 가결(9일) 이후 상승률은 무려 48.77%였다.
다른 반 총장 테마주인 지엔코는 올 들어 3분기까지 42억5000만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하반기 주가 상승률은 160.63%에 달했다.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휴브레인 역시 하반기 들어 주가가 1816원에서 2570원까지 130.85%나 뛰었지만 올해 1~9월 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올 하반기 이후 테마주별 평균 주가 상승률을 보면 반기문(74.65%), 문재인(65.68%) 테마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반면에 김무성(-27.61%), 이재명(-7.22%) 테마주는 오히려 떨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9일을 기점으로 한 주가 상승률에선 여권 인사인 반기문(30.55%), 김무성(10.54%)의 테마주 상승률이 높았고, 문재인(0.43%), 이재명(-3.02%) 테마주는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최근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자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질서확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무기한 운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