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시내면세점 선정] 모집공고에서 최종 선정까지…피 말린 6개월

2016-12-19 01:39

현대백화점면세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3곳이 17일 대기업 부문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했다.[아주경제 그래픽팀]



관세청이 지난 4월29일 면세점 추가 특허 방침을 밝히고, 6월3일 특허공고를 낸 뒤 약 6개월만이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가 지난 17일 최종 사업자로 호명하기까지, 이들 3사는 새로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6개월 이상을 절치부심해왔다.

이번 특허 심사는 지난 2000년 이후 15년 만인 지난해 7월과 11월에 이은 ‘3차 면세점 대전’이어서, 3사의 각오는 여느 때보다 결연했다.

총점 1000점 만점에 801.50점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1차 면세점 대전에서 탈락한 뒤 재수한 끝에 1등을 하면서 ‘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년여간 철저한 준비를 거쳐 패인을 분석하며, 지난해 공약을 뛰어넘을 비전을 마련하는 등 와신상담 했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규모와 주차장 면적, 중국 관광객 유치 계획, 면세운영 시스템 등 모든 측면에서 한층 강화된 전략을 앞세웠다.

특히 정지선 회장은 숙원사업인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위해 이동호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시키며 날개를 달아 준 것도 승리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동호 부회장은 관세청 입찰 PT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철저히 준비했으니 이번에는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자신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롯데면세점은 마음고생이 가장 심했던 곳이다. 지난해 11월 2차 면세점 대전에서 업계 1위로서 승리를 자신했지만 ‘충격의 패배’로 울음을 삼켰었다. 하지만 이번 특허권 탈환으로, 올해 6월 문을 닫았던 롯데 잠실면세점(월드타워점)이 다시 영업권을 되찾게 됐다.

만약 이번에도 특허 획득에 실패했다면,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과신동빈 회장이 대를 이어 추진한 그룹의 숙원사업인 잠실 123층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이 ‘빈껍데기’가 될 가능성이 컸다.

롯데그룹으로선 핵심 관광·쇼핑 인프라인 면세점이 빠진 상태에서 내년 1분기 그랜드오픈(공식개장)을 할 수 없기에 특히 이번 입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하지만 올해는 롯데그룹 전반의 악재가 겹치면서, 롯데면세점은 사회공헌 등에 주력하는 등 ‘낮은 보폭’을 하며 조용히 입찰을 준비해야 했다.

실제 롯데는 지난해 7월 이후 경영권 분쟁 후폭풍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 6월 이후 4개월 넘게 비자금 의혹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12월 들어서는 신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수사, 국회 국정조사에 신 회장이 직접 추궁을 받았다.

특히 이번 시내면세점 추가 입찰이 이뤄진 데는 롯데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십억원의 출연금을 내면서 ‘대가성 의혹’이 불거진 터라, 롯데면세점의 그간 행보도 좁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면세점은 사업자 선정 후 유일하게 관세청 특허심사위원들에게 “심리적 부담이 작지 않았음에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에 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1월 면세점 대전에서 승리한 이후 연달아 특허 획득에 성공한 유일한 업체다. 지난 5월 명동점을 연 지 6개월여 만에 강남 반포 센트럴시티에 두 번째 면세점을 열게 된 것이다.

신세계는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 지분을 인수한 뒤 처음 면세점 시장에 진입한 이후 잇달아 인천공항 면세점을 열며 면세 사업에 속도를 냈다.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은 지난 7월 1차 면세점 대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11월 입찰에서 본점을 후보지로 내세운 명동점 진출로 물꼬를 텄다.

이후 남대문시장과의 상생 프로젝트,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조성, 한류문화공간 ‘소년24홀’, 전통문화 복합공간 ‘명인명장관’ 오픈 등 지난해 공약을 실천하며 차분히 이번 입찰에 임했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는 이번 센트럴시티 면세점 추가로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인 ‘강남벨트’ 조성에 탄력이 붙게 됐다. 지난 9월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개장~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에 더해 센트럴시티 면세점이 추가돼 화룡점정을 찍게 된 것이다.

이로써 신세계는 향후 면세점 시장에서 롯데와 신라를 위협할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