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3인방',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혹 풀 열쇠
2016-12-13 16:00
“충직한 하인에서 권력의 실세로”…각종 이권·인사 개입 등 전방위적으로 전횡 일삼아
아주경제 주진 기자 =다음주부터 본격 시작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 수사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연결고리인 ‘문고리 3인방’을 정조준하고 있다.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총무)․ 정호성(부속)․ 안봉근(국정홍보) 전 비서관 중 현재 구속된 사람은 정호성 전 비서관뿐이다.
야권이 이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문고리 3인방' 중 구속되지 않은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 등을 정조준하며 특검을 압박할 태세다.
하지만 더 나아가 이들 3인방은 박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등에 업고 온갖 전횡을 일삼고, 각종 이권과 인사 개입 등에 전방위적으로 활약한 것으로 보여진다.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에선 이들 비서관에 대해 연설문 유출과 최순실 청와대 출입시 편의 제공만 지적하는 것 같은데 비서실장, 장관도 못한 수시 독대를 하던 실세 권력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안 전 비서관은 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보다 자신이 더 실세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13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안 전 비서관은 집권 초기 “나를 거치지 않으면 김기춘(비서실장)이도 ‘대장’(박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낼 수가 없다”고 발언하는 등 자신이 최고 실세임을 주위에 과시했다고 한다.
안 전 비서관은 또 “정부 주요 인사는 내가 다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게 대장이 관저에 퇴근 후 나에게 개별 거론자에 대해 일일이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내가 대장에게 한마디만 하면 (청와대) 수석 한둘쯤 날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고 정부 인사에 개입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의 의사 결정 체계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 참모들은 문고리 3인방을 거치지 않고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였다고 한다.
특히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이런 보고 내용들을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동시에 ‘서면보고’하는 한편, 최씨의 ‘지시’를 다시 박 대통령에게 전달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박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안 전 비서관 직속인 이영선 행정관의 차량을 이용해 청와대를 제집 드나들듯 출입했고, 매주 일요일마다 관저에서 문고리3인방과 함께 회의를 했다는 전직 청와대 조리사의 증언도 나왔다. 최근에는 최씨가 아예 관저에서 거주하다시피 했다는 얘기까지도 나왔다.
지난 12일 수사 내용을 살펴본 검찰 내부에서는 “‘지시하는 가부장적 남편’(최순실), ‘아내’(박근혜), ‘사촌’(문고리 3인방) 사이로 보아야 길게는 40여년, 짧게는 20년 가까이 이어진 이들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고 한겨레가 보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던 1998년 4월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이들 3인방은 최순실과 그의 남편 정윤회가 발탁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사람들이 아니라 최순실의 사람들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씨가 중요한 순간 때마다 이들 3인방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의견과 일을 관철시켰다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최씨 자매의 박 대통령 주사제 대리 처방 등 의료 농단 의혹의 중심 인물인 김영재 성형외과 의원 원장을 최씨가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연결시켜줬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김 원장은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쥐고 있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일각에서는 그가 세월호 사고일인 2014년 4월 16일은 물론 박 대통령의 여러 해외 순방에 동행하면서 청와대 의료 시스템 밖에서 대통령을 진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문고리 3인방’의 행적과 역할이 세세하게 드러난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전말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으로 야권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