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고별연설 .. "마음은 유엔에…한국민에 진심 어린 감사"
2016-12-13 13:34
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10년 재임을 마치는 '고별 연설'을 했다.
그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사무총장의 이.취임식을 위한 유엔총회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한 것은 내 평생의 영광이었다"라며 "나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은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곳 유엔과 함께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공적으로 꼽히는 파리기후 협정과 유엔의 미래 개발 청사진인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SDGs)'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길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이날 고별 연설로 반 사무총장은 지난 10년간 유엔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에게 자리를 넘겨주었다.
그는 또 유엔이 “약점을 인식하고 업무 처리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며 단순하고 유연하며 분권화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고강도 개혁을 예고했다.
AFP는 반 총장의 경우 유엔 내 거추장스러운 관료주의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는 가장 심각한 유엔의 문제로 위기 예방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꼽았다. 특히 6년째 이어지며 약 30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 내전은 유엔이 해결해야 한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구테흐스는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이것은 모두가 패자인 전쟁이다. 전 세계 모두에게 위협이다. 어서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쟁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고 약속해 반 총장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노력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유엔 외교관들은 구테흐스 총장에 대해 노련한 정치인으로서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유엔 내 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 밖에도 구테흐스는 전 세계 시민들이 정부와 글로벌 기관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도자와 국민들 간 “관계를 회복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진심을 다해” 총장직에 임하고 새롭게 출범한 미국 정부에 “우리가 함께 직면한 수많은 도전과제에 있어서 공조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유엔 내 양성평등을 강조하며 고위직에 여성 인사를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정식으로 5년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