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개관 1주년 기획전
2016-12-09 15:56
'우토로, 남겨진 사람들의 노래' 개최
우토로 마을 사진 70여점·동영상, 주민인터뷰 등 전시
우토로 마을 사진 70여점·동영상, 주민인터뷰 등 전시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일본에 남아 있는, 그러나 곧 사라질 대표적인 재일 한국인 집단 정착촌인 '우토로 마을'을 주제로 한 기획전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주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주관으로 부산에서 열린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관장 김우림)은 오는 10일 개관 1주년을 기념해 4층 기획전시실에서 기획전 '우토로, 남겨진 사람들의 노래'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지난 2월부터 기획에 들어가 10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선보이며, 모든 전시 콘텐츠가 역사관이 직접 제작·수집한 것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또한 우토로 마을에 거주 중인 최고령 주민이자 유일한 교포 1세인 강경남(92) 할머니를 비롯해 교포 2세부터 4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10여명의 주민들과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번 기획전은 △떠남 △고통 △추억 △3대(代)가 기억하는 우토로 △정(情)…사람들 △지금 그리고… 등 모두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이번 기획전에선 현지답사를 통해 촬영된 우토로 마을의 현재 모습과 주민들의 모습 등 35점의 작품사진을 비롯해 우토로 마을 주민들이 대를 이어 고이 간직해온 앨범사진 37점(복사촬영본) 등 모두 72점의 사진을 통해 1940년대부터 2016년까지의 우토로 마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주민들과의 인터뷰 내용은 '3대가 기억하는 우토로' 섹션을 통해 패널로 전시한다.
이와 함께 2016년 11월 당시 우토로 마을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는 동영상도 전시실 내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전에는 포토그래퍼 곽동민 씨(45)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곽씨는 부산문화방송 공식 기록 사진가, 부산영상위원회 공식 사진가로 활동 중이며, 개인전(2014년) 외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곽씨는 "처음 역사관으로부터 참여 제의를 받고, 선뜻 동참하게 된 것은 우토로 마을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고 그 마을의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고, 현재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이 사진가로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현지 촬영 때 가급적 주관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 속에 있는 우토로 주민들의 모습 속에 거울처럼 비쳐지는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토로 마을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교토 군비행장 건설을 위해 조선인 노동자 1300여명을 동원하면서 함바(밥집)를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7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이 마을은 최근 일본 정부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가 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20년엔 현재의 마을 모습이 사라지고, 주민들은 마을의 1/3 규모의 부지에 지어지는 공적주택(아파트) 2개 동에 모여 살게 된다.
지난해엔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우토로 마을을 방문해 '하수도가 없는 마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개관 기념일인 12월 10일 개막해 내년 2월 26일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당일은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