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탄핵안에 與 이탈표 나오나…비주류, 막판 설득 총력

2016-12-08 17:30

새누리당 유승민(맨 오른쪽), 나경원(왼쪽 앞에서 셋째) 의원 등 비상시국회의 대표자들이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이 하루 앞둔 8일 새누리당 비주류는 바쁜 행보를 보였다. 야당이 탄핵소추안의 '세월호 7시간' 부분을 빼지 않기로 하면서 중도층을 중심으로 이탈표가 생길 여지가 생긴 상태다.

비주류는 표면적으로 '흐트러짐 없이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겠다'라는 입장이지만 막바지 설득을 위해 애를 쓰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모인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막판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전날 야권에 '세월호 7시간' 제외를 공식 요청했지만, 야권은 이날 '빼지 않겠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것으로 (의원들이) 입장을 바꾸게 되면 엄중한 역사적 선택에 있어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왜 생각해주지 않나"라며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야권 전원이 찬성하고 여당 비주류 이상의 인사들이 돌아서는 250표 이상의 압도적 가결은 어려워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황 의원은 대신 가결선 220표 정도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탄핵안 '가결' 가능성은 높다는 게 비주류 내 중론이나 관건은 표수다. 이후 당 장악의 주도권이 달린 만큼 탄핵 가결 표수는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의 앞날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가결선을 아슬아슬하게 넘기거나 부결될 경우 주도권은 친박이 쥘 수밖에 없다. 비주류가 노심초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초 비주류와 민주당은 물밑에서 '세월호 7시간' 문구 수정과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탄핵안 공동발의에 참여하는 2가지 안을 놓고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끝내 합의는 불발됐다. 문제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해 탄핵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중도층 혹은 비주류 내 인사들이 '탄핵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월호 7시간 부분은) 탄핵표결의 가결정족수를 채우는 데 있어 확장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라며 "가표를 던지려고 하는 분들도 이것이 법률적 판단을 했을 때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부표를 던지실 분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고려해 볼 정도의 의미있는 숫자"라고 이탈 표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며 "(비상시국회의) 내부에도 있고 외부에도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가 야 3당이 발의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가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비주류 내에서는 막판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저는 그 어떤 비난도, 책임도 피하지 않고, 그 어떤 정치적 계산도 하지 않고, 오로지 정의가 살아있는 공화국만을 생각하면서 탄핵 소추안 표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검찰) 공소장에 대한 상식이 탄핵이라는 결론으로 저를 이끌었고 광장의 촛불로 보여준 국민들의 판단도 그러했을 것"이라며 "탄핵은 지난 날의 잘못에 대한 단죄이지만, 정의로운 공화국을 만드는 정치혁명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전 대표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탄핵 표결은 헌정질서를 바로 잡기위한 헌법 절차"라며 "탄핵을 추진하는 주체들, 탄핵 표결 이후 집권을 꿈꾸는 정치 주체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러한 헌법적 절차를 존중하고 그 결과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