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AI 전국확산 살처분 800만마리…계란값 폭등하나

2016-12-08 14:04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변이된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3주 만에 영남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살처분된 닭·오리·메추리가 800만마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AI 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하면 피해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AI로 인한 살처분 수가 늘면서 계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 따르면, 현재 의심 신고 건수는 총 40건 중 30건이 확진 판정났다.

검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12건도 고병원성 AI로 확진될 가능성이 높다. 의심 신고가 접수된 농가의 지역별 확진 현황을 보면 충북 10건(음성4, 진천3, 청주2, 괴산1), 경기11(안성2, 양주1, 양평1, 이천3, 평택2, 포천1, 화성1), 충남 5건(아산2, 천안3), 전남 4건(나주1, 무안1, 해남1, 장성1), 전북 1건(김제), 세종 1건, 강원 1건(철원) 등이다.

의심 신고 외에 발생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예방적 도살처분 후 확진된 농가까지 포함하면 7개 시·도, 19개 시·군 99농가(신고 확진 33건, 예방적 살처분 66건)에 달한다.

또 철새, 텃새 등 야생조류 시료(분변 포함) 22건 역시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특히 경남 창녕 우포늪 인근에서 발견된 큰고니 폐사체에서도 고병원성 AI가 처음 검출되면서 AI가 유일한 '청정 지역'이었던 영남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확진 및 예방 차원에서 도살 처분된 가금류 수도 161 농가 578만7000마리에 달한다. 여기에 방역당국이 24농가 193만9000마리를 추가 살처분할 계획이다. 이로써 살처분 마릿수는 800만 마리에 육박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계란 가격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하순 이후 대규모로 이뤄진 가금류 살처분으로 인해 산란계(産卵鷄.산란기에 있는 닭) 숫자가 급속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재 서울·수도권 지역 대란(大卵) 기준 계란 고시가격은 계란 1개당 176원으로 지난해 동기 106원보다 66% 급등했다. 국내 산란계 숫자는 올여름까지만 해도 7500만 마리를 유지하다가 지난 8~9월 폭염 여파로 300만~400만 마리가 감소했다.

11월 하순 이후 AI로 살처분된 산란계 숫자가 400만 마리에 달하면서 현재 전국의 산란계 수는 6700만~6800만 마리로 급감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도매가 인상분을 일부 반영해 이르면 8일부터 계란 소비자가를 5% 안팎 인상하기로 했다. 이마트의 경우, 알찬란 30구(대란 기준) 소비자가는 기존 5980원에서 6280원으로 오른다.

방역 당국은 이번 AI 바이러스가 2014~2015년의 AI 유형(H5N8형)보다 폐사 속도가 빨라 피해 규모도 역대 최악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1월 발생한 AI(H5N8형)는 2015년 11월까지 669일간 이어지며 전국 809개 농가에서 닭·오리 1937만2000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이때 도살처분보상금과 생계소득안정자금 등으로 쓰인 재정은 2381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