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업체 격전지된 의료기기 시장
2016-12-07 14:13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지난해 3243억달러에서 2020년 4358억달러로 연평균 6.1%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광학(光學)이나 디스플레이 등 IT기술이 의료기기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시경 기기부터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정밀의료기기까지 IT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IT기업들의 의료기기 시장 접근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현재 IT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새롭게 진출하는 업체들도 대부분 IT업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와 네덜란드의 필립스,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올림푸스와 소니 등이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세하며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열린 미국 RSNA(북미영상의학회)에 참가해 수술용 모니터, 임상용 모니터, 디지털 X선 검출기 등 의료용 영상기기 3종을 공개하며, 의료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는 자사의 IT기술을 바탕으로 의료기기 시장에서 영토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0년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던 삼성전자도 올해 RSNA에서 이동형 X선 ‘GM85’ 등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GM85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아 이달부터 북미 시장에 본격 출시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1년 국내 의료 기기 벤처기업 ‘메디슨’과 미국의 심혈관 검사 기술 기업 ‘넥서스’를 인수했으며, 2013년에는 이동형 CT(컴퓨터 단층촬영) 업체인 ‘뉴로로지카’도 사들인 바 있다.
다른 IT업체들도 의료기기 시장에서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E는 지난달 영국의 의료 분야 데이터 분석 업체인 '파일럿라이트벤처스(PLV)' 지분 20%를 인수했다. 지멘스는 지난 5월 초음파 기기, CT 촬영기 등을 주력으로 ‘지멘스 헬시니어스’라는 브랜드를 내놓았다. 필립스는 올해 초 대규모 조직 개편을 통해 의료기기 사업 부문을 강화했다.
윤수영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IT업체들도 속속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성과는 크지 않다”며 “의료기기 산업의 틈새시장인 정밀의료 기기 부분을 공략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