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발견된 스트라빈스키 '장송적 노래' 한국서 아시아 초연
2016-12-04 15:20
'장송적 노래' 1917년 분실 후 2015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림스키코르사코프 음악원서 발견
림스키코르사코프와 바그너의 반향 담았다는 평가
림스키코르사코프와 바그너의 반향 담았다는 평가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분실된 이후 100년 만에 발견된 러시아 출신 미국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장송적 노래(Funeral Song Op. 5)’가 한국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진행된다. 이 작품이 작곡된 지 109년 만이다.
러시아의 음악학 연구가들은 이 곡이 림스키코르사코프와 바그너의 반향을 담고 있으며, 스트라빈스키의 초기작인 ‘불꽃놀이’ ‘환상적 스케르초’ ‘불새’ 사이에서 초기 스트라빈스키 작품들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최흥식)은 2017년 1월 20일과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를 공연한다고 3일 밝혔다.
1908년 작곡된 ‘장송적 노래’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 스트라빈스키가 그의 스승인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사망 후 헌정했던 12분 길이의 작품이다. 1909년 1월 17일 단 한 번 연주된 후, 1917년 러시아 혁명 중 분실됐다가 2015년 가을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림스키코르사코프 음악원의 서고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됐다.
이번 한국 초연은 2017년부터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게 되는 마르쿠스 슈텐츠의 취임 연주회 ‘마르쿠스 슈텐츠 사이클 I : 낭만주의 시대의 혁명가들’에서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1월 20일과 21일 공연의 첫 곡으로 예정됐던 베를리오즈의 ‘벤베누토 첼리니’ 서곡을 대신해 이 곡을 연주해 관객과 함께 역사적인 의미를 나눌 예정이다. 피아노의 거장 데죄 란키 협연의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메인 프로그램인 슈만 교향곡 제2번은 예정대로 연주된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가 발견된 후 아시아 초연권 확보를 위해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출판사 ‘부지 앤 혹스’에 접촉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공연 배경을 밝혔다.
지난 2일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로 첫 선을 보인 ‘장송적 노래’는 이후 세계 15개국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이번 서울시향의 연주로 우리나라는 1909년, 2016년 이후 세계에서 세 번째 그리고 러시아 밖에서는 첫 번째로 연주하는 국가로 기록된다.
내년 1월 서울시향의 아시아 초연 이후에는 에사 페카 살로넨의 지휘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영국 초연(2월 19일)을, 샤를 뒤투아의 지휘로 시카고 심포니가 북미 초연(4월 6일)을, 사이먼 래틀의 지휘로 베를린 필하모닉이 독일 초연(5월 31일)을 이어간다.
한편, 서울시향은 지난 11월 29일 유료 및 후원회원을 대상으로 2017년 시즌 전체패키지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12월 6일부터는 유료 및 후원회원 대상 개별패키지를, 12월 8일 유료회원 개별 공연 티켓을, 9일에는 일반고객에게 개별 공연 티켓을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