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잔류’ 김광현, 왜 ‘100억원 시대’ 합류 못했나
2016-11-30 05:00
SK 구단이 발표한 FA 계약 총액은 85억원. KBO리그 사상 최초로 FA 100억원 시대를 열며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에 이은 두 번째 주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에 못 미쳤다.
결정적 이유는 ‘건강한 조건’이 붙은 몸 상태다.
김광현은 지난 29일 SK와 4년 총액 85억원(계약금 32억원·연봉 53억원)에 계약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고려했던 김광현은 결국 안정적인 SK를 선택해 남았다.
김광현은 KBO리그 최정상급 좌완 투수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해 10년간 통산 242경기에서 108승63패, 평균자책점 3.41, 탈삼진 1146개를 기록했다. 특히 SK에서만 뛴 선수로서는 역대 최초로 100승(KBO리그 좌완 투수 역대 세번째)을 달성하는 등 7차례에 걸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김광현은 지난 2014년 장원준(두산 베어스)과 2015년 정우람(한화 이글스)의 84억원(4년)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해외 유턴파 윤석민(KIA)의 90억원(4년)을 제외하면 토종 국내파 투수로는 FA 최고액이다.
하지만 FA 몸값 시세가 오른 올해 총액으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미 100억원 벽이 허물어진 상황에서 SK 구단의 축소 발표로 보긴 힘들다.
김광현의 총액에는 성적에 따른 옵션이 제외됐다. 구체적인 옵션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00억원 기준을 상회하는 15억원 이상의 추가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 이유는 김광현의 몸 상태 때문이다. SK 구단은 이번 FA 계약 발표와 함께 “김광현이 다음달 5일 일본 미나미공제병원에서 올 시즌 중 부상으로 불편함을 느꼈던 팔꿈치 상태를 정밀 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수에게 팔꿈치 부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김광현에 대해 비교적 낮게 평가한 것도 팔꿈치 부상 경력이 영향을 미쳤다. SK에서도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김광현이 정밀 검진 결과 이상 없이 ‘건강’을 보장할 수 있다면 옵션을 챙길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
또한 SK 구단과 김광현이 합리적인 협상에 박자를 맞출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교감을 나눈 공감대다. SK 구단은 김광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김광현 역시 SK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고 싶은 팀에 대한 애정이 컸다.
김광현은 FA 계약을 마친 뒤 “비교 불가한 소속감과 안정감이 SK와 계약하게 된 이유”라며 강한 소속감을 드러내면서 “오프시즌 동안 성실히 개인 정비를 마치고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