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전자 주주가치 제고안 기대 이하”

2016-11-29 16:57

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 삼성전자가 내놓은 주주가치 제고방안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원론적 수준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29일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 증시 상장의 기대 효과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해 올해 총배당 규모를 지난해보다 30%가량 확대한 4조원 규모로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계획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횡보했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은 외려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8.63% 하락한 11만5500원에 마감했고, 삼성SDS(-3.55%), 삼성생명(-0.86%) 등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 종가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 확대 등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최근 주가가 상승했지만 발표된 내용이 높아진 눈높이에는 못 미쳤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주가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발표안이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당 계획도 상식적인 수준”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나쁘지 않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여러 단계에 걸친 장기간 검토 과정이 요구될 수 있다”면서 “외부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하고 있으며 검토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삼성전자의 정책 확대가 중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것은 지난해 얘기한 30∼50%보다 정책 강도를 올린 것”이라며 “배당률 상승 효과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예상돼 주가 방향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현실적으로 제시했다"면서 "자사주 매입 규모와 분기 배당 실시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내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