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국민 담화] 시민들 반응 여전히 싸늘… "국민을 기만하고 변명으로 일관"
2016-11-29 17:32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제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29일 시민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했다. 청와대 측근들의 진술과 검찰 수사를 통해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임에도 "단 한 순간도 작은 사심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자신의 무고함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25일 첫 담화에서 사과했고, 지난 4일 제2차 담화에서 검찰 수사 협조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담화 자체를 평가 절하하거나, 하야 요구를 굽히지 않는 반응에서부터 국정혼란은 지속돼선 안된다며 대통령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는 특검에 맡기고 혼란을 최소화하자는 반응까지 다양했다.
가정주부 김모씨는 "나는 사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뽑았었다"면서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막장 드라마'격으로 논란이 되면서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커졌고, 무엇보다 민심이 들끓고 있는 만큼 퇴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이모씨는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했다"면서 "이건 우스갯소리로 대국민담화(談話)가 아니라 대국민담와(담이 결린다)다. 민신을 제대로 꿰뚫지 못한 채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힐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관계자는 "국회에 퇴진 결정을 전가하고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특검 수사에 대한 언급도 없이 노골적으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400만 명의 촛불이 타올랐지만 민심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자신은 피해자라는 그동안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합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부분에 대해서도 발뺌하고 있어 용납할 수가 없다"고 밝히면서 오는 30일 총파업·동맹휴업 등 시민불복종 행동과 12월 3일 열리는 '6차 촛불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