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해약환급금, 소득양극화 때문에 증가

2016-11-27 13:34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보험해약환급금이 급증하는 원인이 소득양극화 때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험연구원 임태준 연구위원과 이규성 연구원은 27일 '생명보험 해약환급금 증가의 의미' 보고서에서 "최근 해약환급금 증가 추세를 두고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인한 가계의 재정상태 악화라고 해석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업계의 해약환급금은 올해 2분기까지 1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약환급금의 비율도 2010년 1.1%에서 올해 2분기 1.4%로 상승했다. 이는 생명보험 해약환급금의 증가 속도가 경제성장 속도보다 빠르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보험료 납부에 부담을 느낀 가계가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줄곧 제기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GDP 대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비율도 2010년 이후 분기별 평균 0.9%씩 증가해온 점을 감안했을 때 이같은 해석이 성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생명보험 수입보험료에 대비한 해약환급금 비율은 2013년 이래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로 해약환급금 규모가 증가했다면 수입보험료는 감소하고 이에 대비한 해약환급금의 비율도 증가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가계의 보험료 지출 규모가 소득 대비 적정한 수준을 초과해 수입보험료와 해약환급금이 동시에 증가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 소득 양극화에 따라 보험시장이 중·고령 부유층 시장과 젊은 중산층 시장으로 양분화되는 상황에서 경기 불황이 계속된 것이 이런 현상을 발생시켰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보고서는 "중·고령 부유층은 고령화에 대비한 보험구매 유인이 큰 반면, 젊은 중산층은 경기불황으로 보험 구매력이 감소해 계약해지 유인이 증가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