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민 악녀' 이유리가 믿고 선택한 '피노키오의 코', KBS 단막극 대미 화려하게 장식할까

2016-11-25 15:19

'피노키오의 코' 박찬환-이정미 감독-이유리 [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2016년 KBS 드라마스페셜이 지난 10주간의 긴 레이스를 끝내고 마지막 작품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왔다 장보리’를 통해 ‘국민 악녀’라는 수식어가 붙은 배우 이유리와, 각종 드라마에서 무게감있는 연기를 선보인 중견배우 박찬환. 그리고 두 배우가 오로지 믿고 출연을 결심하게 만든 연출가의 연출력과 따뜻한 마음이 모여 만든 ‘피노키오의 코’가 2016년 KBS 단막극의 대미를 장식한다.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는 KBS 드라마스페셜 ‘피노키오의 코’(극본 김승원 / 연출 이정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정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유리, 박찬환이 참석했다.

‘피노키오의 코’는 부모의 비밀을 15년간 묻어둔 심리학자의 미스터리 드라마. 연출을 맡은 이정미PD는 “엄마의 외도를 목격한 딸이 아빠를 살인자라고 생각하고 아빠의 비밀과 진실을 파헤치려고 하는 내용의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이 감독은 ‘피노키오의 코’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대본을 볼 때 결말이 궁금한지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피노키오의 코’는 메이킹 하기엔 어려운 대본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처음 읽었을 때부터 결말이 너무 궁금한 대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히 신경 쓴 연출 부분에 대해 “살인자를 아빠로 뒀다는 설정 자체가 흔하게 겪는 경험이 아니라서 그 감정을 상상하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또 제목에 대해서 이 감독은 “원래 지어져있던 제목이다. ‘피노키오의 코’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거짓말하면 길어진다는 의미다. 거짓말하는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는 뜻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피노키오의 코' 이정미 감독 [사진=KBS 제공]


‘피노키오의 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특히 극중 심리학 박사과정의 재원인 윤다정을 연기한 이유리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유리는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범죄 스릴러 드라마를 참고 했는데 특별히 다르게 하려고하지는 않았다. 그냥 한 편으로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며 “외국 범죄 스릴러에 나오는 수사관처럼 하려고 했는데 어설플 것 같아서 그냥 했다. 편집이 너무 잘 돼서 제 연기가 산 것 같다. 앞으로도 범죄 스릴러 장르 연기를 해보고 싶다. 촬영 내내 즐거웠다”고 마음을 전했다.

또 극중에서 이유리(윤다정 역)의 아버지 윤남호 역을 맡은 중견배우 박찬환 역시 ‘피노키오의 코’를 비롯한 단막극에 대한 각별함을 드러냈다.

그는 “단막극을 정말 좋아한다. 좋은 작가와 연출가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 드라마스페셜을 보면 정말 재밌다. 연속극을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는데 정말 신선하다”며 “빛나는 단막극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 연기 경력이 탄탄한 이유리와 박찬환은 ‘피노키오의 코’를 선택한 이유를 이정미 감독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 사람의 전작인 ‘천상의 약속’을 통해 만난 이정미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특히 이유리가 이정미 감독을 향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유리는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하지 않았다. 이정미 감독님이 저와 ‘천상의 약속’에서 함께 작품을 했는데 그때 감독님께 반해서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떤걸 찍어도 재밌을 것 같았다. 새벽에 가서 밤을 꼴딱 새워서 촬영을 했는데도 다들 웃으면서 감독님을 좋아하더라. 그만큼 감독님을 믿고 갔던 작품이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정말 즐거웠다. 감독님의 색다른 매력과 카리스마가 있기 때문에 혼연일체가 되는구나 싶었다”며 “현장이 괴로우면 ‘언제끝나나’ 이럴 수 있는데 그런 호흡도 중요하더라. 모든 배우가 참여하고 싶은 촬영이었다”며 끈끈한 현장 분위기를 대신 전했다.
 

'피노키오의 코' 이유리-박찬환 [사진=KBS 제공]


더불어 “감독님은 가슴이 정말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배우의 자존심이 상하거나 마음이 다치지 않게 이야기를 해주신다. 배우를 정말 위하는 감독님이다”라며 “정말 따뜻한 것을 많이 느낀다. 그냥 배우들 위해서 눈물도 많이 흘리신다. 사석에서 뵀을 때도 진심이 느껴지더라. 감독님이 배우보다 더 매력적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거듭 극찬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찬환 역시 이정미 감독을 향해 “여성 감독님이라서 섬세한 면이 돋보인다. 연출이나 작업과정에서도 섬세함이 보인다”며 “참 고맙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이유리는 ‘피노키오의 코’가 이정미 감독의 개인적인 이유로 촬영 시작이 두달 정도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다릴 정도로 이정미 감독을 신뢰했다. 제작진도 이정미 감독을 향한 이유리의 각별한 애정에 놀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무리하면서 이정미 감독은 이유리 박찬환의 연이은 칭찬에 쑥스러워하면서도 “대본도 안 보시고 하시겠다고 하더라. 그런 말씀만으로도 정말 감사했다. 출연료 부분이나 환경 자체도 열악하다보니 반신반의 했었다. 대본 나와서 연락 드렸더니 몇 초도 고민 안하시고 ‘한다고 했잖아’라고 하시더라. 정말 감동했다”면서 “박찬환 선생님도 근엄한 역할로 각인이 돼 있는데 아침드라마 할 때 연쇄 살인마 연기를 하셨는데 그때 굉장히 빛나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그래서 박찬환 선생님께서 악역을 하시면 잘될 것 같다고 했다. 노개런티라고 하겠다고 하실 정도였다. 제가 은혜를 갚아야 할 것 같다”며 거듭 고마움을 드러냈다.

더불어 올해 KBS 드라마스페셜 10편 중 마지막 작품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이유리는 “단막극을 정말 오랜만에 해봤는데 새로운 장르의 캐릭터라면 또 해보 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개인적으로는 도전 해보고 싶고, 욕심나는 장르인 것 같다. 서로 다퉈서 출연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다”는 덕담도 전했다.

‘피노키오의 코’는 27일 오후 11시 40분 KBS2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