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의 참여, 카셰어링 시장 변화 바람 불까?

2016-11-21 06:00

카셰어링 업체 비교.[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카셰어링 시장 진출이 내년 카셰어링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과 SK그룹의 자회사 SK텔레콤의 ‘카셰어링 플랫폼’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기존 카셰어링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그린카와 쏘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일 카셰어링 포럼 회장인 황기연 홍익대 교수는 “현재 기업 중심의 B2C(기업과 소비자간의 거래) 사업은 한계가 있다”면서 “플랫폼 사업자가 나와 중소렌터카 업체를 활용하는 것은 카셰어링이 P2P(개인과 개인의 거래)로 가기위한 중간 단계 쯤 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지방 거점의 중소렌터카 회사가 카셰어링에 참여하면 지방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카셰어링 활성화가 기대된다”면서 “기존 단거리 중심 카셰어링에서 장거리 카셰어링으로, 가격과 서비스 측면에서도 선택지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린카와 쏘카는 당장 신규 경쟁자가 나오더라도 규모의 경제와 서비스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쏘카는 현재 전국 2650곳 쏘카존(차고지), 7000여 대의 차를 운영 중이며, 그린카는 전국 2450곳 그린존과 5300여 대의 차를 운영하고 있다.

그린카 관계자는 “시장이 계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업자가 시장을 깨우면, 오히려 선도기업에게 기회가 있다”면서 “플랫폼의 경쟁력, 운영 노하우, 회원 기반, 브랜드 파워 등 측면에서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쏘카 관계자는 “유력한 경쟁사가 있다면 전체 시장 규모 확장 측면에서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카셰어링 성공 여부는 주차장(인프라) 확보가 관건인데 신규 사업자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신규 참여자가 이미 자동차 비즈니스에 수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렌터카 5만1622대(2016년 3분기 기준)를 운영하고 있는 4위 렌터카 업체로서 차량 매각에 대해 강점이 있다. 또한 현대·기아차와 협업을 통해 연계 마케팅을 펼칠 수 있으며, 현대건설과 신축 아파트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시장 진입 후에 어떻게 성장할 지 알 수 없다.

SK그룹도 자회사 SK네트웍스가 6만3870대의 렌터카를 운용하고 있다. 또 SK그룹은 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지분을 20% 보유하고 있으며, SK에너지·SK엔카 등 다른 차 관련 사업자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현대캐피탈과 SKT가 기존 업체처럼 차고지와 차량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중소렌터카 업체와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 않다. 이에 얼마나 기존 플랫폼과 차별화가 있는지, 중소렌터카 업체들이 고객의 니즈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