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담배꽁초 가득했던 공터, 미니영화관으로 변신

2016-11-17 17:34
중구 무교동 어린이재단 앞 공터, 미니영화관으로 탈바꿈
17일 개소식 열고 단편영화 상영, 감독·배우와 만남 행사 개최

서울 중구 무교동 어린이재단 앞 ‘미니시네페’ [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담배 꽁초로 가득했던 무교동 공터가 미니영화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가 중구 무교동 어린이재단 앞 공터에 조성한 미니영화관 ‘미니시네페(미니영화관+카페)’를 17일 공개했다.

미니시네페는 시가 추진하는 ‘시민 누리공간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민이 직접 공간을 선정하고 운영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시민 중심 거버넌스 사업모델이다.

미니영화관은 약 33㎡ 규모의 면적에 6석 내외의 영화관과 카페 2개의 컨테이너로 조성됐다. 운영은 청년벤처기업인 ‘미니시네마’가 맡았으며, 영화는 직장인들이 볼 수 있도록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을 중심으로 상영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야외상영도 한다. 이외에도 감독과의 소통 시간, 영화음악감상 토크콘서트 등 부대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시민 누리공간 만들기 프로젝트는 고가하부, 지하보도, 방치된 공개공지 등 쓰지 않는 공간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시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조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날 여장권 재생정책과장은 미니영화관을 공개하면서 "미니시네페는 기존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만들었으며, 총 2000여만원의 시 예산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7월부터 누리공간 선정 공모를 통해 최종 9곳을 대상지로 선정했다. 중구 무교동 미니영화관 외에도 재개발 구역에서 지정해제된 용산구 서계동과 후암시장 일대는 골목길 갤러리로 조성됐고, 도림천 일대에는 문화공간을 조성해 쓰레기를 주워오면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화폐를 제공해 쓰레기를 줄였다.

또 은평구 수색동 수색역 굴다리 앞 유휴공간을 활용해 저소득층을 위한 대안생리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인 '어떤 사치품'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해야했던 여학생의 사연이 알려진 바 있다. 

이외에도 횡단보도 설치로 방치됐던 강남구 선릉 지하보도는 인근 직장인들을 위한 생태공간 ‘그린 오아시스’로 바꿔 오는 25일 개관한다. 성북구 길음시장 앞 지하보도에는 마을영화관과 문화공연장을 만들어 다음달 초 문을 연다.

전우석 미니시네마 대표는 “그동안 신진 영화인들은 영화를 상영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의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인에게는 창작 의욕을, 시민에게는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니시네페에서는 17일 오후 이얀 카 프랑스 감독의 단편영화 ‘중급불어’를 상영하고 감독과 배우 윤금선아와의 만남 행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