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주 절반 매출 줄어… 개선 가능성도 불투명

2016-11-17 11:29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3분기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주 위주인 재벌 상장사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대 그룹에 속한 12월 결산 상장사 67곳은 3분기 연결재무 기준 매출이 총 242조6940억원으로 전년 동기 254조6029억원 대비 4.68% 감소했다. 이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 511곳이 기록한 매출 감소율 평균인 2.79%보다 2%포인트 가까이 큰 수치다.

10대 그룹 계열사 67곳 가운데 약 52%에 해당하는 35곳이 매출 감소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이 47조4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8669억원 줄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중공업 매출은 같은 기간 각각 2조7443억원, 2조792억원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는 각각 1조3459억원, 1조2484억원 줄어들었다.

LG전자(-8046억원)와 SK하이닉스(-6814억원), LG상사(-6759억원), SK네트웍스(-6519억원), 현대미포조선(-4390억원), LG디스플레이(-4344억원), 기아차(-4120억원)도 감소세를 보였다.

포스코대우(-3429억원) 및 현대건설(-2473억원), GS건설(-2142억원), LG이노텍(-1744억원), 현대로템(-1657억원), 삼성전기(-1423억원), LG화학(-1235억원)도 마찬가지다.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현대차 파업,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같은 일회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가능성마저 커졌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자동차, 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룹별로는 10대 그룹 가운데 6개 그룹 매출이 감소했다. SK그룹이 전년 대비 3조6867억원 줄어 가장 큰 감소 규모를 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조5182억원 감소해 뒤를 이었고, 삼성그룹(-2조5021억원), 현대차그룹(-1조9996억원), LG그룹(-1조9420억원), 포스코그룹(-1조6799억원)도 매출 감소를 겪었다.

매출액 상위 20개사가 1~9월에 올린 누적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24% 감소했다. 한국가스공사는 3분기 누적 매출이 14조92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71% 줄었다.

현대중공업(-17.43%) 및 SK하이닉스(-17.67%), 포스코(-14.05%), LG디스플레이(-11.11%), SK네트웍스(-9.69%)도 최대 17%대에 달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16.31%)와 CJ(12.81%), 기아자동차(8.35%), 현대모비스(7.46%)는 매출이 늘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변수뿐 아니라 중국 경기 회복도 관건"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걷히기 전까지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