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리얼리티 쇼' 전초전? 트럼프 인수위 권력경쟁 치열
2016-11-17 10:56
경쟁구도의 용인술…"리얼리티 쇼와 비슷"
트럼프 정부 초, 펜스와 쿠슈너 실세 부상
트럼프 정부 초, 펜스와 쿠슈너 실세 부상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직 인수과정이 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언론의 중심에 부상하고 있다. 인수위를 수개월 이끌어왔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물러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그 자리를 꿰찼으며, 인수위의 핵심 인물들로 잘려나갔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당선 1주일 동안 불어닥친 복잡하고 혼란한 인수과정 속에서 트럼프식 '리얼리티 쇼'가 백악관 입성을 앞두고 막을 올린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 트럼프 경쟁구도 인사 "서로를 맞서게 하는 용인술"
"트럼프 당선인은 사람들을 쓰고 버리고, 또 서로를 맞서게 한다" 미국 방송 CNN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다음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의 '경쟁의 용인술'을 이렇게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사업이든 선거든 핵심 라이벌들을 경쟁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럼프를 유명인사로 만든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견습생)에서도 출연자들은 트럼프 회사 입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4일 트럼프 당선인의 '경쟁 원칙'이 첫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면서 프리버스보다는 배넌이 막후에서 실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배넌의 경우에는 인종차별 등 극우주의적 발언으로 지명 철회를 외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하원의원 188명 가운데 169명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낸 연명 서한을 통해 "'보수적 화염방사기'인 배넌의 임명은 트럼프 당선인의 국가통합 능력을 저해한다"며 "브레이트바트뉴스가 그동안 게재한 반 유대, 반 무슬림 기사들을 지적했다.
탄탄한 정치 이력을 바탕으로 역사상 가장 막강한 실권을 휘두를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크 펜스는 최근 새롭게 인수워원장으로 올라서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부통령 당선인인 마이크 펜스는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으면서 로비스트들을 퇴출할 것을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인수위의 국방·외교정책 담당 2인자였던 매슈 프리드먼의 인수위에서 해고도 펜스의 지시 탓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드먼은 미국 정부와 일을 하려는 외국 정부와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승리 뒤 로비스트들이 인수위에 대거 포함됐기 때문에 이번 인선은 '크리스티파'의 제거를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막강한 실세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인수위의 대대적 인사이동 역시 크리스티 주지사와 관계가 좋지 않은 쿠슈너의 입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스티 주지사의 측근으로 전날 인수위에서 전격 하차한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자리를 옮기라는 요청받은 사람들은 크리스티와 관련이 있다"면서 "지난 며칠간 그 기준에 따라 퇴출을 요청받은 사람은 5명 정도"라고 말했다.
"뉴저지 주의 유력한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쿠슈너의 부친은 지난 2005년 탈세와 불법 선거자금 기부, 증인매수 등 혐의로 수감된 적이 있으며, 당시 그를 기소한 연방검사가 바로 크리스티 주지사였다"고 CNN은 두 사람의 과거 악연을 보도하기도 했다.
초대 비서실장으로까지 거론됐던 쿠슈너가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어떤 직책을 맡게될 지에 대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