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4-2 '전진', 생보사 자본건전성은 '후퇴'
2016-11-16 18:4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보험업계 시선이 새 보험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시기에 대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SAB)의 논의 결과에 쏠린 가운데 올 상반기 주요 보험사들의 지급여역비율(RBC) 비율이 전년대비 크게 후퇴해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ASB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17일 새벽까지 영국 런던에서 새로운 보험 회계기준인 IFRS4 2단계를 IFRS17로 명명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방법과 시행시기 등을 논의한다.
IASB가 연내 기준서를 확정하면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다음 회계연도에 IFRS17가 본격 적용된다.
보험사들은 IFRS17가 도입되면 자본건전성이 급격하게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보험료 인상과 자본확충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 25곳의 자본건전성(RBC)비율은 297.11%로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에 그쳤고, 같은기간 손해보험사는 7.26% 상승한 269.12%로 나타났다.
RBC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 자본적정성 지표다. 보험업법은 보험사의 RBC비율이 100%를 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올 상반기 RBC비율이 207.73%로 1년 전인 243.36%와 비교해 35.63%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회사의 RBC는 지난해 6월 이후 229.39%(2015년 9월), 207.36%(2015년 12월), 206.74%(2016년 3월) 등으로 매 분기 하락하고 있다.
같은기간 교보생명의 RBC비율도 270.06%에서 266.53%로 3.53%포인트 하락했다. 신한생명 역시 올 상반기 RBC비율이 227.22%에서 204.68%로 22.54%포인트 떨어졌고, 흥국생명은 208.41%에서 197.98%로 10.43%포인트, ING생명은 9.84%포인트 떨어진 325.49%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생명(29.29%포인트), 한화생명(10.79%포인트), 동양생명(4.87%포인트) 등은 소폭 올랐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RBC비율이 하락한 것은 가용자본 증가율 대비 요구자본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라며 "금리하락으로 금리위험액이 늘어나면서 요구자본이 증가했고, 신용위험계수가 상향돼 신용위험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금리리스크로 인한 이차 역마진이 심화되면서 사옥매각이나 주식처분, 증자 등 일회성 요소가 없는 대부분 보험사의 RBC비율이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손해보험사도 다르지 않다. 상반기 주요 손보사의 RBC비율도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RBC비율이 155.37%로 전년 동기 대비 13.63%포인트 떨어져 국내 10개 손보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같은기간 삼성화재도 380.09%에서 373.57%로 6.52%포인트, 흥국화재는 163.67%에서 151.13%로 12.54%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이와 관련,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의 경우 보장성 및 금리연동형 상품이 많아 생보사들에 비해 IFRS17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과 최저이율보장상품 등이 예상 외로 큰 리스크로 분석되면서 위기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