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고교졸업 취소에 대입도 무효 처리될 듯
2016-11-16 14:30
출결·성적 부당, 무단출국 등 드러나
정양의 고교 졸업이 취소되면 대학 입학은 자동적으로 무효 처리가 된다.
서울교육청은 16일 최순실 딸 정유라의 출신 중․고등학교인 청담고와 선화예중에 대한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출결․성적 부당 처리와 함께 대회 기간 중 무단 출국, 금품 수수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양에 대한 졸업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최씨 및 특혜 제공자와 금품 수수 관련자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은 감사 결과 정양이 정상 출석한 것으로 처리된 기간 해외로 무단 출국하거나, 학교장 승인 없이 대회에 참가한 사례와 국내 대회에 참가한다는 공문으로 공결 처리한 기간에도 해외로 출국한 사실을 법무부 출입국 기간 조회를 통해 확인했다.
이같은 무단 결석에도 출석으로 처리한 날짜가 3년 동안 최소한 37일로 고교 3학년 당시 정양이 실제로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이 17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회 출전이나 훈련 등을 이유로 출석이 인정된 날 수행해 제출해야 하는 보충 학습 결과는 없었고 이런 날이 3학년에서 141일에 달했다.
교육청은 정양의 고교 출결 상황 처리 내역이 감사를 통해 확인한 사실과 차이가 크고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기간도 출결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법률 자문 등을 거쳐 고교 졸업 취소까지 검토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청담고가 정양의 학교생활기록부를 기재하면서 대회 참가 등을 이유로 등교하지 않은 날에도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한 것으로 허위 기재하고 해외로 출국한 기간에도 승마협회에서 ‘마필 관리, 마구 관리 및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양이 체육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담당 교사가 수행평가 점수에 만점을 부여하는 등, 체육 교과 성적이 ‘학업성적 관리 규정’을 위반해 처리된 사실도 드러났다.
교육청은 또 정양이 부당 처리된 성적을 바탕으로 2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에 교과우수상을 수상한 것으로 드러나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성적을 모두 정정하고 교과우수상 기록도 삭제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정양은 3학년 2학기 실제출석이 6일로 실제 체육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체육과 수행평가 점수 만점을 받았다.
담당 체육교사는 실기시험 및 수행평가에 별도로 응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실기평가는 여러 학생 앞에서 평가결과를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는데도 비공개 장소에서 평가를 실시한 것은 부당하다고 서울교육청은 밝혔다.
2학년 1학기에는 정씨의 수행평가 만점 처리에 대한 동급 학생들의 합리적인 이의 제기가 있었는데도 담임이었던 담당 교사가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만점 처리한 사실도 확인했다.
청담고는 또 정양에게 2012학년도 7회, 2013학년도 6회에 걸쳐 전국대회 참가를 승인해 학생의 대회 참가를 4회로 제한하고 있는 ‘학교 체육 업무 매뉴얼’ 규정을 위반하기도 했다.
정양은 학교장 승인 없이 2012학년도 1회. 2013학년도 4회 등 5개 대회를 무단으로 출전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양의 출결 상황과 관련해 공결 처리의 근거가 된 대한승마협회 등의 공문도 신뢰할 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승마협회의 봉사활동 확인서가 허위로 작성된 점이 발견되고, 학교에 출석했는데도 훈련일지가 작성돼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장 승인 국내대회 참가 기간 정양이 해외에 출국하는 등, 승마협회의 공문들이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증거들도 나왔다.
정양은 2학년 때 대회출전 횟수 제한 규정을 어기고 학교장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대회에 출전해 10개의 전국대회 출전을 통해 얻은 점수를 바탕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고 서울교육청은 밝혔다.
승마협회는 정양이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한꺼번에 장기간 훈련 참가 요청 공문을 보냈고 학교는 실제 훈련 참여 여부, 보충수업 실시 여부 등에 대한 확인을 거치지 않고 공결로 승인한 점도 드러났다.
서울교육청은 학교장의 공결 승인 행위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공결 처리 취소가 가능하고 이 경우 정양이 고교 졸업에 필요한 수업일수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돼 졸업 취소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한다는 방침이다.
최순실이 교원에게 돈봉투를 준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감사에서 한 교사는 다른 교사 1명이 2012년 4월 초 KRA컵 승마대회 과천 경기장에서 최씨로부터 3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진술했으며 당사자도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했다고 서울교육청은 밝혔다.
최순실이 당시 배우자였던 정윤회를 거론하며 교사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3년 5월경 최씨는 정씨에 대해 대회 참가 4회 제한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려고 한 담당 교사를 찾아가 수업 중인데도 학생들 앞에서 폭언을 퍼부어 수업을 중단시키고, 동료 교원들 앞에서 30분이 넘도록 폭언과 협박을 하면서 다른 교사에게 “애 아빠가 이 교사(체육 담당 교사)를 가만히 안 둔다”고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같은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규정과 담당교사의 의견에 반해 정양이 대회 4회 초과 참가가 승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청담고가 정양을 승마 체육특기자로 받아들이기 위해 체육특기학교를 신청하고 체육특기자 배정을 요청할 당시 체육특기자 관리위원회 등에서 공론화하는 과정 없이 학교장이 단독으로 이를 결정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출발점부터 ‘최순실 게이트’는 국정 농단이기도 하지만 ‘교육 농단’이기도 했다”며 “이 전대미문의 ‘교육농단’을 계기로 학교를 다시 세우고 어떤 권력과 금력도 흔들지 못하는 공정함과 평등의 현장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