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신연희,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놓고 3라운드

2016-11-16 14:07
35층 제한 반대 여론에 강남구청 시구 공동 주민설명회 제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구룡마을 개발, 수서역세권 개발 등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이번엔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에서 또 부딪혔다. 강남구청이 28일 서울시와 공동으로 합동 주민설명회를 제안하면서다.

강남구는 16일 압구정지구 지구단위계획 전환 관련 시구합동 주민설명회를 오는 28일 개최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전환을 두고 주민 대다수가 반대한다. 주민들이 직접 서울시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길 원한다"면서 "17일까지 서울시가 설명회 개최여부를 회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4개 단지 1만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압구정 아파트지구' 주민들 5000여명은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전환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압구정 아파트 지구의 핵심 지역인 구현대아파트 주민들 85% 가량은 지구단위계획을 반대했다. 2454명 가운데 84%인 2083명이 동의한 주민제안서를 서울시와 강남구에 제출했다. 이들이 가장 반대하는 부분은 한강조망이 가장 좋은 구현대 굴곡부 한가운데에 들어서는 2만5000㎡면적의 역사문화공원이다.

또 이들은 기부채납 비율 축소, 폭 25m 도로 폐지, 압구정초등학교 이동금지 등을 요구했다. 특히 층수에 대한 논란이 가장 거셌다. 최고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한 데 대해 50층이상으로 허용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신현대, 한양1, 2차, 미성1, 2차 주민 대다수도 반대 서명을 제출했다.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발족 재건축준비위원회' 신영세 간사장은 "최고 층수 35층으로 제한하게 되면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 주민 대부분이 지구단위계획에 반대하는 만큼 추진위 구성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서울시는 주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남구는 서울시의 압구정아파트 지구단위 계획 전환 발표를 두고 불통행정이라며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당시 신연희 구청장은 "용역비용의 50%를 구가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협의나 동의 없이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하는 것은 서울시의 행정행위 남용"이라면서 "서울시가 사업 지연이 불가피함에도 지구단위계획으로 변경하는 것은 공공기여에 욕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35층 이상 개발로 한강복합 랜드마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구에서 주민들 민원이 많다보니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실무진들 참석을 요구해왔다"면서 "공식적인 서울시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아니며 주민들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