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사박물관, 23일부터 삼릉 멈춰버린 시간 기획전

2016-11-16 09:01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인천시 부평구(구청장 홍미영)와 부평역사박물관(관장 정진철)은 오는 23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부평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삼릉, 멈춰버린 시간’ 특별기획전을 갖는다.

23일 부평역사박물관 다목적실에서는 ‘부평 삼릉 마을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주제로 한 ‘제3회 학술회의’도 개최한다.

삼릉(三菱)은 일본의 대표적인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社를 일컫는 말로 부평구 부평2동에 미쓰비시 공장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사택(속칭 줄사택)이 들어서면서 이 같은 명칭이 붙여졌다.

1938년 히로나카상공(弘中商工)이란 이름의 일본계 기계제작회사가 부평역 인근 철도변 지역에 위치하면서 이곳에 사택이 형성됐고, 이 회사가 미쓰비시에 매각된 후 삼릉(三菱)이란 동네가 생기게 됐다.

올 6월 미쓰비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인 강제 노동자에게는 보상금을 주기로 피해자 측과 합의하면서도 한국인 징용자에 대한 배상 대책을 세우지 않아 징용 피해 현장인 삼릉 줄사택이 학계의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5년 붕괴 위험에 노출된 미쓰비시 줄사택이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공모한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에 선정돼 국·시비 등 45억 여 원을 들이는 도시재생(새뜰마을) 사업이 진행되면서 역사 및 문화적인 측면에서 삼릉 부락의 기록 보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삼릉 마을은 태생부터 일본 제국주의의 자원 수탈이란 아픔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방 후에는 부평 미군부대(현 캠프마켓)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음악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 한국 대중가요의 산실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평구와 부평역사박물관은 올 1월부터 10개월 간 역사, 건축, 사진 분과별로 외부 전문위원들을 위촉, 미쓰비시 사택을 비롯한 현존하는 주거 건축물 실태와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학술총서를 발행하고 기획전시회를 열게 됐다.

부평역사박물관 학술조사 사업의 성과로 출간된 학술총서 자료들은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