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미래학회장 "유전자가위로 선택된 인간 등장…공존 딜레마"
2016-11-13 13:43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앞으로 유전자가위로 선택된 새로운 인간형이 등장할 것이다. 기존의 인간과 유전적 편집된 인간 사이에 딜레마도 불가피하게 생겨날 것이다."
이광형 미래학회장은 최근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개최된 '2016 빅 스텝(BIG STEP), ICT로 미래로!' 심포지엄에서 '도구와 사상의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여기서 빅 스탭은 빅 데이터 기반의 사회, 기술, 경제, 정책 분야의 미래전략을 위한 큰 걸음을 의미한다.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이자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원장인 그는 올해 1월 출범한 미래학회의 초대 학회장에 선출되는 등 국내 대표 미래학자로 꼽힌다. 그는 앞으로 인류는 3가지 도구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배아복제·유전자가위) ▲소프트웨어(인공지능) ▲펌웨어(바이오닉스)를 꼽았다.
이러한 유전적 변형에 대해 혁명적 성과라는 평가와 함께 생명의 존엄성 훼손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한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내가 안하면 남이 한다'라는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다.
이 학회장은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기술은 일본, 한국, 미국에서도 가능하다. 죄수의 딜레마 속 올 초 영국은 유전자 교정배아 연구를 14일로 제한하는 선에서 허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닉스로 인간의 육체적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점쳤다. 1970년대 미국의 유명 드라마 속 '600만불의 사나이'가 실제로 가능하게 됐다는 평가다. 남윤기 카이스트 교수는 신경회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키우는 바이오칩 개발을 마쳤다.
이 학회장은 "인간이 유전적 질병에서 자유로워지는 것과 동시에 유전적으로 편집된 인간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게 될 것이다. 인본주의 사상 등 과거 철학과 사상이 맞지 않은 세상을 맞게 되면서 사회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다. 편집된 인간과의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