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앞서가자] ③ 2020년 140조 거대 시장...미래 먹거리 AR 잡아라
2016-11-15 00:15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직장인 김 씨는 증강현실(AR) 헤드셋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오늘의 날씨를 비롯해 심박수, 혈압 등이 김 씨의 현재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진다. 오전에 회사에 중요한 브리핑이 있다는 알림도 표시된다. 김 씨는 옷을 챙겨 입으면서 바이어들과 함께 할 저녁 미팅 장소도 골라본다. 또 최적의 교통상황을 안내받으면서 무난한 하루일과를 소화한다.
#가정주부 이 씨는 최근 AR 안경을 끼고 요리를 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평소 자주 시청하던 유명한 요리사가 바로 옆에서 음식을 만드는 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간혹 실수를 한다던가 재료가 빠질 경우에도 언제든지 되풀이해서 요리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 이 씨는 오늘도 가족들에게 새로운 요리를 선보일 생각에 기분이 들떠있다.
AR이란 현실과 가상 환경을 융합해 현실환경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추가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포켓몬 고의 경우 위성항법장치(GPS)와 AR 기술을 결합해 만든 신개념 모바일 게임으로, 현실 세계에서 게임속의 동물들을 사냥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 고의 다운로드 건수는 1억건을 돌파했으며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 국내에서도 100만명 이상이 게임을 다운받았다. 무엇보다 AR 기술은 게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의료부문에도 활용되면서 차세대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AR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구글은 일찌감치 프로젝트 '탱고'를 통해 AR 플랫폼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애플도 AR 기술을 애플 기기의 소프트웨어에 접목하거나 아이폰 등에 특화한 AR 하드웨어의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향후 AR 기술이 일상생활에 깊숙히 스며들어 활용될 날이 머지 않았다"며 "국내에서도 AR 개발 경쟁에 합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통3사, AR 플랫폼 선점 경쟁 가속화...규제 해소하고 투자 늘려야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도 증강현실(AR) 기술 투자에 적극나서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2010년부터 AR·가상현실(VR)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2014년 AR 플랫폼 'T-AR', 2016년 AR·VR 통합 플랫폼 'T리얼'을 공개했다. 지난해 5월에는 구글 I/O에서 ‘T-AR for Tango(탱고)’를 선보였다.
KT는 지난 2011년 포켓몬 고와 유사한 '올레 캐치캐치'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목을 끌었다. KT는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싱크뷰, 360도 가상현실(VR) 동영상, 홀로그램 라이브, 5G 세이프티 등 AR을 활용한 다양한 실감형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010년 AR을 적용해 와이파이존과 대리점을 찾을 수 있는 '유플러스뷰' 앱을 내놓았다. 올해 들어서는 인테리어 기업 한샘과 AR 기반의 ‘매직 미러’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정부 역시 VR·AR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405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AR 육성 차원에서는 올해 안경형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반 콘텐츠 시범개발에 1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AR 시장을 둘러싼 법 규정과 규제 이슈 등이 여전히 AR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AR 기술 투자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독려하고, 대중들에게 관련 기술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포켓몬 고의 경우 ‘구글 맵’을 기반으로 해 국내 출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도 AR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강상철 SK텔레콤 미디어테크랩 매니저는 "우리나라도 해외 업체들처럼 AR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